[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스티브 잡스가 만들고 싶었던 스마트폰은 이런 모습이었을까?”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스마트폰 ‘갤럭시 S8’ 시리즈를 실제로 접한 첫 인상은 ‘스마트폰의 완성형’에 가까워졌다는 것이었다.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도 이보다 직관적인 디자인을 구현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핵심은 제품 전면을 거의 가득 채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다. 화면 베젤(테두리)을 극도로 줄였을 뿐 아니라 익숙했던 하단 홈버튼 기능까지 화면 안으로 밀어 넣어 카메라 렌즈 등을 제외하면 화면 외에 눈에 들어오는 부수적인 부분이 거의 없다.
여기에 전체적인 모서리는 한 손에 쥐고 사용하기 편하도록 둥글게 설계돼 같은 풀 스크린 스마트폰을 지향하는 LG전자의 ‘G6’와도 차별화 됐다. 최근까지 수려하게만 느껴졌던 전작 ‘갤럭시 S7 엣지’가 투박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덕분에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스트팔로워(제품·기술을 빠르게 쫓는 전략 또는 기업)’에서 애플로 대표되던 ‘퍼스트무버(선도자)’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갤럭시 S8에서 완성된 풀 스크린 스마트폰은 2007년 당시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선보이며 강조했던 부분이다. 필수적이었던 번호 키패드 등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터치스크린으로 대부분의 조작을 가능케 해 현재의 스마트폰 디자인 트렌드를 세운 ‘혁신’이었다.
삼성은 인터페이스 분야에서도 선구자 애플을 넘어서고자 한다. 갤럭시 S8과 함께 선보인 인공지능(AI) ‘빅스비’를 통해 터치뿐 아니라 음성 등으로 모든 기능을 직관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그림을 그렸다.
앞서 애플은 가상 비서 ‘시리’가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원하는 기능을 실행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도록 해 ‘손 안의 화면이 말을 알아듣는 시대’가 펼쳐지는 듯 했다. 하지만 여러 한계 요인으로 실제 사용성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빅스비는 음성뿐 아니라 카메라가 사물과 텍스트 등을 인식하는 서비스도 구현한다. 음성인식에 치우치기보다 가용한 모든 인터페이스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으로 접근 방향에 차이가 있다.
현재진행형인 경쟁에서 삼성이 애플을 압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차기 아이폰과 관련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 더 똑똑하고 편리한 인터페이스, 증강현실(AR) 기술 등 수많은 예상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세계 시장에서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점에는 삼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아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