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 무리한 강압수사 구설

제주경찰청, 무리한 강압수사 구설

기사승인 2017-08-22 18:56:38

 [쿠키뉴스=이은철 기자] 제주지방경찰청이 쿠키뉴스 기자 양모씨를 상대로 벌인 무리한 수사가 검찰의 무혐의 처리로 종결됐다. 결국 공갈, 협박범으로 몰리면서 15차례의 출석조사를 받는 등 강압수사에 시달린 양씨만 억울한 공권력의 희생양이 됐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쿠키뉴스 제주취재본부장이었던 양씨를 대상으로 제주지방경찰청이 제기한 공갈미수 등 5가지 혐의에 대해 최근 모두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결정을 내렸다.

제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830일 양씨가 제주특별자치도 특별자치행정국 균형발전과에 찾아가 예산지원을 요청하다 거절당하자 담당공무원들을 협박했다며 공갈미수, 협박,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 등 5가지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 공갈, 협박의 경우 당시 양씨와 담당공무원이 서로 언성을 높였고, 주변에 다른 공무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던 점 등으로 볼 때 담당공무원이 공포심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외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결론 내렸다.

 당시 새로 출범한 쿠키뉴스 제주취재본부의 본부장을 맡고 있던 양씨는 자신이 설립한 사단법인 제주이주지원센터의 이주지원사업을 위해 제주도에 예산지원 가능여부를 문의했고, 담당공무원으로부터 정식 공모절차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양씨는 문의 과정에서 제주도가 지역신문인 H일보에는 공모절차 없이 8천만원을 부당지원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기사로 내보냈다.

이런 와중에 제주도감사위원회는 도가 H일보에 예산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조치와 함께 담당공무원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결국 쿠키뉴스 기사로 제주 도정의 관언유착 적폐가 바로잡힌 셈이다.

이 사건은 그로 인해 손실을 보게 된 지역신문 H일보와 문책을 당하게 된 공무원들의 앙심에서 촉발됐다는 게 이를 지켜 본 주변 사람들의 중론이다.

고소, 고발인도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제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인지사건이라며 양씨를 소환했고, 무려 15차례에 걸쳐 집요한 수사가 이어졌다. 양씨는 그 과정에서 거짓말탐지기를 비롯한 강압수사로 큰 고통과 모욕을 받았고 처절하게 인격을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담당공무원들과 대질조사에서도 일방적으로 공무원들의 편을 들고 본인에게는 해명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양씨는 밝혔다. 양씨는 그동안 겪은 강압수사 사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고, 인권위는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양씨 측 변호사는 이번 건은 잘못을 저지른 제주도 공무원들이 오히려 이를 바로잡은 사람을 괴롭히고 핍박한 전형적인 공무원 갑질 사건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지역 언론까지 가세하는, 제주지역 특유의 배타성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말했다.

dldms8781@kukinews.com

이은철 기자
dldms8781@kukinews.com
이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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