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갈 곳 잃은 대부업

[기자수첩] 갈 곳 잃은 대부업

기사승인 2017-09-05 05:00:00

[쿠키뉴스=송금종 기자] 콩도 사람도 아닌 캐릭터가 나와 노래를 부른다. 쉬운 가사와 멜로디가 익숙하다. 끝에 가서는 ‘걱정마라’고 한다. 원하는 만큼 돈을 빌려 줄 테니 걱정 말라는 뜻이다. 지인은 이 노래를 ‘국민 아카펠라’라고 불렀다. 바로 대부업체 TV광고음악이다.

이 노래도 곧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대부업 광고 전면금지를 검토 중이다. 서민들의 고금리 피해를 막으려는 취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래도 되나 싶나’라고 말할 정도로 대부업 광고 노출 심각성을 지적했다. 현재 등록 대부업체 6000개 중 5~6개사가 광고를 하고 있다.

현행 대부업 광고규제는 엄격하다. 지상파 방송3사는 모두 금지다.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에서만 가능하다. 이것 또한 평일 오전 7시~9시, 오후 1시~10시는 광고를 내보낼 수 없다. 휴일 제한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저축은행과 캐피탈도 규제 적용 대상이다.

아직까지 나온 계획은 없다. 당국은 법이 바뀌어야만 전면폐지가 가능하다고 말할 뿐이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상정돼있다. 일각에서는 방송 금지시간대를 더 늘리거나 자율규제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부업계는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주요시간대를 피해 광고를 내보내 왔는데 이마저도 막히게 생겼다. 업계를 감시하는 눈은 더 커졌다. 불황의 끝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업계는 TV광고를 없애면 줄어든 실적만큼 중개업체를 통해 실적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들은 또 인터넷을 마지막 광고 채널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이나 모바일 광고도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부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존폐 위기속에 생존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업계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이전보다 경영여건이 악화된 건 사실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같은 규제를 받는 저축은행권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대출고객을 받는데 대부업과 똑같은 취급을 받는 게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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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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