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회장 신종백)는 오랜 기간 서민을 위한 자금공급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잦은 금융사고로 고객 신뢰를 잃고 있다. 쿠키뉴스가 한 달 넘게 들여다본 새마을금고는 겉은 멀쩡한데 속은 곯아있는 상한 음식 같았다.
지난달 행정안전부 정기 감사를 통해 무려 여든 개가 넘는 주의·개선사항들이 공개됐다. 그 중엔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 나온 신 회장 고액연봉 논란을 비롯해 채용비리, 이자 부당수취 등 불공정한 행태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새마을금고는 이전부터 각종 비리와 사고들로 언성이 자자했다. 감사에서 지적받은 내용은 대부분 지역 금고에서 벌어진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매년 반복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고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관리를 못한 감독기구에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늘 한결같다. 금고가 많고 개별 법인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게 그들 입장이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새마을금고는 중앙회가 있고 그 밑에 지역본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비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역본부 감독실태도 원활하지 못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행안부 감사를 놓고도 중앙회는 억울하다고 호소한다. 감사보고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조치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처분 요구사항에 따라 모두 이행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행안부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어느 정도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하지만 감사는 2년에 한 번씩 실시한다. 이번 감사가 있기 전까지 실효성 있는 관리가 이뤄졌다면 85개나 되는 지적사항을 받았을까 되묻고 싶다. ‘비리온상’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중앙회를 비롯한 감독기구들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깊은 상처엔 고름이 생긴다. 이럴 땐 연고를 바르거나 약을 먹는 등 치료를 해야 한다. 심할 경우 의사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회복이 어려워진다. 새마을금고는 고름이 꽉 차있다. 주치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새마을금고 감독구조 개편작업이 진행 중이다. 행안부는 중앙회 한 곳에 집중된 감독기능을 분산한 금고감독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법안 심사 중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