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치료제가 수년째 물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방광암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해 방광 내에 주입하는 ‘BCG'이야기다.
BCG는 흔히 결핵 예방백신으로 쓰이지만 방광암 치료에도 필수 의약품으로 꼽힌다. 방광암은 국내 남성암 중 8번째로 빈도가 높은 암이다. 방광암 중 70%를 차지하고, 재발률이 높은 비근침윤성 방광암에 쓰이기 때문에 필요한 물량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정작 국내 병원에서는 약을 구하지 못해 환자의 치료를 미루거나, 효과가 적은 다른 약으로 대체 치료하는 경우가 빈번한 실정이다.
이에 비뇨기과의사들은 꾸준히 정부와 의약계에 BCG 물량 부족으로 인한 치료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매년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BCG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물량 부족의 주요 원인은 해외 제조사의 사정에 따른 공급 차질, 유통 상 물량확보 문제, 수입 절차 문제, 정부의 관리 부실등이다. 국가무료예방접종에 포함돼있는 결핵 백신용 BCG마저 꾸준히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방광암 치료용 BCG 확보는 더더욱 어렵다.
대한비뇨기과의학회는 ▲BCG를 희귀·필수의약품으로 등재 및 퇴장방지 의약품으로 지정 ▲BCG 생산 제약사에 수입 허가 및 공급 독려 ▲일본 자국 내에서만 생산 유통 중인 BCG의 국내 수입 절차 마련 ▲BCG의 국내 생산 지원 ▲방광 내 주입 항암제에 대한 허가 및 급여 인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도 BCG의 국산화를 위해 녹십자사와 손잡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부터는 국내 생산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하지만 당장 방광암 치료 약제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3년은 사실상 큰 의미 없는 시간이다. 약이 없어 환자들의 치료를 머뭇거리는 의료진들 또한 조급하기만 하다. 방광암 환자들을 위한 다각도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