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간 보험을 해약하는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팍팍한 살림살이에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보험해약과 신용대출을 동시에 실행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31일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지난 2014년 3분기~2017년 2분기) 개인보험 해약건수는 연평균 4.2%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우체국보험 및 공제기관이 8.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이어 손해보험사 5.2%, 생명보험사 2.8%로 집계됐다.
생명보험협회의 생명보험성향조사를 보면, 보험해약의 가장 큰 이유로 보험료 납입에 대한 부담이 꼽혔다. 가계 재무상태에 따라 보험계약의 유지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주목할 만 한 점은 보험해약과 신용대출이 함께 이뤄지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6월 동안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은 571만명(13.8%)이다. 443만명(10.7%)은 1년 이상 유지해 온 보험을 해약했다.
이 중 보험해약과 신용대출을 모두 경험한 사람은 112만명이다. 신용대출자의 19.6%가 보험을 해약한 경험이 있으며, 보험해약자 중 25.3%가 신용대출을 받은 것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금융거래 활동이 활발한 30~50대는 보험해약과 신용대출 사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사회초년생인 20대와 노년층은 보험해약이나 신용대출 중 어느 한 쪽만 실행한 비중이 높았다.
특히 2016년 보험해약과 신용대출을 모두 실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험해약일과 신용대출일 간 차이를 살펴보면, 보험해약과 신용대출을 동시에 행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신용대출과 동 시점에 실행된 보험해약건은 약 12만5000건이다. 보험해약건수의 주 당 평균 10만7000건보다 약 17% 높은 수치다. 해당 기간 중 다른 일반 보험해약자에 비해 자금 수요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신용대출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이내에 보험을 해약한 신용대출자는 연체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6월 신용대출을 실행한 86만명 중, 대출 이전 또는 이후 24주 내에 보험해약한 사람은 17만8000명이다.
1년 이내 연체발생률은 신용대출자 전체가 3.6%이지만 보험해약을 동반한 신용대출자는 5.6%로 약 1.6배 더 높다. 3개월~6개월 이내 연체발생률도 모두 보험해약자가 높았다. 보험해약·신용대출을 한 경우 상대적으로 당시 재무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높은 연체성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백철 신용정보원 수석조사역은 “보험해약의 증감을 통해 경기의 불황 정도나 가계 재무건전성을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보험해약·대출·연체가 연속적으로 행해지는 현상을 관찰해 직접적인 연관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미르 기자 m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