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결의 후에도 시리아군, 반군지역 다시 맹폭

휴전 결의 후에도 시리아군, 반군지역 다시 맹폭

기사승인 2018-03-05 23:26:23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휴전결의가 채택됐지만 시리아군의 폭격은 계속됐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5일 오전(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동쪽 반군 지역 동(東)구타에서 시리아군의 공습으로 밤새 민간인 1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휴전 결의가 채택된 후 공격 수위가 낮아졌다. 하지만 8일 만에 공습이 재계돼 다마스쿠스에서 가까운 함무리예 지역 등에 집중적으로 쏟아져 보름간 709명이 숨졌다고 알렸다. 이 가운데 166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대규모 사망은 무차별 살상 무기인 '통폭탄'이 동원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폭탄은 원통형 용기에 원유와 폭발물, 쇳조각 등을 넣어 제작한 폭탄으로, 정밀 타격이 이뤄지지 않아 민간인 피해가 큰 무기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체없는 휴전을 주문한 안보리의 결의는 9일이 지나고도 이행되지 않았다. 동구타의 약 3분의 1을 장악한 시리아 친정부군은 대도시 두마 전방 약 2㎞까지 전진했으며,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동구타 중심부를 향해 진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군 지상군 부대의 진격에 지난달 말부터 동구타 주민의 약 2천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국영TV로 방영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계속 테러와 싸울 것”이라고 뜻을 밝혔다. 

다만 동구타 지역에 남아있는 주민들의 피해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 등 수백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이 휴전을 거부하면서도 구호활동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주민대피를 허용하는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장기간 포위와 무차별 공습으로 위기에 빠진 주민들에게 외상 치료세트 등 필수 의료용품이 포함된 구호물품이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엔인권이사회(UNHCR)는 동구타 참상을 신속하게 조사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를 이날 채택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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