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후, 운영하는 가게를 남에게 양도하는 이유엔 여러가지 경우가 있겠지만, 의외로 가게와 집과의 거리 문제로 인해 장사를 접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거리가 멀다고 만류해도 점포 계약을 강행하는 사람이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를 팔겠다고 부동산에 내놓는다. 그러면서 한마디 한다. "눈에 뭐가 씌웠었나 보다."
특히 처음 장사를 접하는 초보창업자들의 특징 중 하나이다. 뭐든 할 수 있다는 의욕만 앞선 경우다. 열심히 할 요량이니, 먼 거리도 오갈 수 있다고 스스로를 치켜세운다.
심지어 강남에서 경기도 일산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 매일 집과 가게를 오가는 사람도 있다. 지하철로 가도 1시간 이상은 걸린다.
과연 오래갈 수 있을까. 이러한 선택은 본인의 의지일 수도 있지만 일부 무책임한 프랜차이즈본사 혹은 부동산에서 계약을 종용하는 경우도 많다.
가게의 입지가 마음에 들어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옆에서 바람을 잡거나 “다른 사람이 계약할 것 같다”며 경쟁을 부축이면 귀가 얇아 그 자리에서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떼돈'을 번다면 모를까, 가게와 집과의 거리가 멀면 오가는 수고로움과 피곤함 때문에 아침에 눈을 뜨기조차 싫어지는 법이다.
늦은 밤, 가게 문을 닫고 퇴근 후에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당할 뻔 했다는 창업자들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가게 근처에 숙소를 잡으면 가족과도 멀어질 뿐만 아니라 별도의 많은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 그리고 오가는 시간과 기름값 등 교통비용을 계산하면 수익이 남지 않을 수도 있다.
심지어 사랑하는 연인도 그렇듯,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 하물며 가게가 기대이상의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종업원과의 마찰이 지속되는 영업장이라면 가게 근처에도 가기 싫어진다.
결국 장사에 집중하지 못해 매출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주인 없는 가게는 직원들이 자기일처럼 열심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집과 가게와의 거리를 돈으로 잘 계산해서 비용으로 잡아줘야 한다.
그 비용에는 이동시간만큼 내가 일하지 못하는 인건비와 실제 교통비용을 합해야 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보이지 않는 비용까지 합산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수익분석을 했을 때 기대 이상의 수익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한 건, 거리가 멀면 오랫동안 운영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가게 근처로 이사를 오거나 많은 수익을 발생시켜 실력 있는 매니저를 고용해 운영을 용이하게 만들면 그나마 거리가 멀아도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장사는 다른 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세다.
이렇듯 준비와 마감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시키기 위하여 집과의 거리는 창업시 매우 중요한 성공요소 중 하나다.
글= 이홍구 창업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