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동물원에는 응급처치 인력이 한명도 없다.
주말 하루 평균 만명이상이 방문하는 것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선선해진 날씨로 주말 나들이 삼아 최근에 전주동물원에 방문한 A(37)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5살 아이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응급조치를 위해 관련 장소를 찾았지만 동물원에 그런 곳이 없었다. 출입구 쪽에 동물원 직원들이 있어 문의하니 응급처치 장소나 인력이 없다는 것.
다친 아이 때문에 A씨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으니 직원이 내놓은 것은 구급상자 하나였다. 그나마 그 안에 있는 구급물품도 부실해 보였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비슷한 일은 겪은 B(39)씨도 “아이가 녹슨 난간에 눈 밑을 다쳐서 병원에 가기 전에 응급처치가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내놓은 것은 거의 다 쓴 찌그러진 연고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에버랜드의 경우 두개의 응급조치 시설이 있고 간호사 등 응급처치 인력이 상시 대기중이다. 또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어 유사시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주동물원처럼 시에서 관리하는 서울어린이대공원과 대전동물원도 간호사가 상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간호사가 상시 근무해야 한다는 법적 규정은 없지만 어린이들 방문이 많은 곳이라서 위급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응급처치 인력 고용이 법적 강제사항이 아니고 동물원 인근에 종합병원이 있어 따로 간호사 등을 고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또한 응급상황은 매우 다양해 전문의가 있어야 대처가 가능한데, 동물원에서 전문의를 고용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유범수 기자 sawax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