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및 통신업계가 한류의 중심인 아이돌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른바 ‘팬심’을 이용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하겠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서비스인 웹툰을 이용해 팬심을 저격한다. 네이버웹툰은 21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의 합작 웹툰 ‘화양연화 Pt.0 SAVE ME’(이하 SAVE ME)의 연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웹툰 SAVE ME는 화양연화 시리즈의 뮤직비디오와 맞닿아 있는 BU(방탄소년단의 세계관)를 다루는 이야기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스토리를 제공하고 LICO가 내용 각색 및 웹툰 제작을 맡았다. 일곱 명의 주인공들이 뿔뿔이 흩어진 2년 뒤 미국에서 돌아온 석진이 옛 친구들을 찾아 나서는 내용을 시작으로, 각각의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에피소드가 16회에 걸쳐 펼쳐질 예정이다. SAVE ME 이전에는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담은 콘텐츠가 부재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신선함으로 승부볼 것으로 여겨진다.
아이돌을 이용한 웹툰이 처음은 아니다. 이동통신사인 KT는 지난해 JYP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JYP의 소속 인기 아티스트 GOT7를 소재로 한 웹툰 ‘GET’을 제작, 케이툰을 통해 독점 연재했다.
당시 KT는 GOT7의 3월 컴백에 맞춰 동시 연재를 진행했으며, 연재를 기념해 GOT7 사인이 담긴 신보 앨범을 제공하는 등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다음과 네이버 등 경쟁사 대비 입지가 약했던 케이툰으로의 유입을 이끌어내기에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부스를 꾸리기도 했다. 부스에는 SK텔레콤의 차세대 AI(인공지능) 스피커 ‘홀로박스’가 전시됐다.
홀로박스는 홀로그램에 SK텔레콤의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를 결합한 서비스다. 관람객이 말을 걸면 홀로그램으로 전신이 구현된 사람 모습의 아바타가 몸짓과 표정을 바꿔가며 실시간으로 대화에 응한다. 사용자가 “아리야, 레드벨벳 노래 틀어줘”라고 말하면 홀로그램이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노래를 랜덤으로 재생하며 춤을 춘다. SM 소속 가수의 팬들에게는 노래를 듣는 것은 물론 시각적인 즐거움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2014년 출시한 ‘리얼콘’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냈다. 리얼콘은 연예인들의 모습을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이모티콘으로 만든 것이다. 카카오는 걸스데이와 최초의 리얼콘을 제작한 이래, BTS, EXO, 트와이스, Apink, 인피니티 등 아이돌 약 20개 팀과 협업을 진행했다. 오는 30일에는 세븐틴과 협업한 리얼콘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에 따르면 리얼콘 판매량은 아이돌의 인기에 크게 좌우된다. 이모티콘은 카카오톡의 주요 수익모델 중 하나다. 특정 아이돌 팬을 대상으로 일정한 수익원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을 활용한 콘텐츠의 경우 팬이라는 고정적인 소비층이 존재한다”며 “자사 플랫폼으로의 새로운 유입도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