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키워드포착의 이승희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적응해야 할 분야가 참 많아졌죠. 그와 관련해서 키워드 포착을 통해 전해 듣는 이야기들이 꽤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이승희 기자 ▷ 최근 인건비 영향을 많이 받는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키오스크 설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라져가는 일자리를 키오스크와 같은 자동화기기가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일자리 걱정을 하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키오스크 도입의 양면을 자세히 살펴보려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최근 국내 무인 서비스기기 시장이 커지고 있어요. 카페나 음식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는 일은 어느덧 일상이 되었는데요. 먼저 정확한 용어 설명부터 짚어보죠. 키오스크. 키오스크 하는데, 정확히 어떤 기기를 말하는 건가요?
이승희 기자 ▷ 키오스크는 신문이나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을 뜻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정보통신에서는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설치한 무인 단말기를 말합니다. 패스트푸드점에 설치된 주문 기기를 생각하시면 이해하시기 쉬울 텐데요. 보통 음식점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안내 시스템으로, 소비자가 직접 주문과 결제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제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하는 건 일상이 되어 버렸는데요. 그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나요?
이승희 기자 ▷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5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2006년 600억원대에 불과하던 시장이 10년 만에 4배 넘게 커진 건데요. 키오스크 수요는 소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럼 그 성장 배경도 살펴봐야겠죠. 키오스크를 도입한 매장이 늘어난 이유.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이승희 기자 ▷ 가장 큰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6.4%나 올랐습니다.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되어 유통 점포들의 비용 부담이 늘면서, 종업원을 줄이는 무인 자동화 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키오스크 성장세가 더 탄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군요.
이승희 기자 ▷ 네.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키오스크 제품 임대료가 약 15~20만원이기 때문에 인건비보다 훨씬 적게 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뿐 아니라 소규모 상점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관련 업계 측에서도 앞으로 키오스크 수요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자영업자들 상황이 좋지 않은데,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까지 받게 되니 결국 키오스크 설치가 대안이 된 건데요. 실제로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겁니까?
이승희 기자 ▷ 네. 한 생과일주스 프랜차이즈에 따르면, 키오스크 도입으로 직원 1.5명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2018년 기준 최저임금 월 환산액이 157만원임을 감안할 때 236만원이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올해 최저임금은 월 환산 174만원인 만큼, 절감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특히 소규모 매장에서는 키오스크로 인한 효과를 더 크게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고객들이 키오스크를 통해 메뉴 주문과 결제뿐만 아니라 음식 서빙까지 직접 셀프로 진행하기 때문에, 운영 효율성은 높아지고 인건비 부담은 낮출 수 있습니다. 혼자 운영하는 경우 홀은 신경 쓰지 않고 음식 조리에만 집중할 수 있고요. 그래서 1인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인건비 절감 효과도 그렇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편하다는 의견도 있을 것 같아요. 메뉴를 고를 때 좀 더 편하게 볼 수도 있고요.
이승희 기자 ▷ 맞습니다. 한 김밥 전문점 같은 경우 시범적으로 테이블 키오스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요. 각 테이블마다 설치되는 주문 및 결재 시스템으로 주문 오류가 줄었다고 합니다. 또 고객들이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결제도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 역시 크게 높아졌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업주와 소비자 모두의 만족도도 높여주고 있는데요. 키오스크 성장의 주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지목되고 있지만, 키오스크 시장의 이 같은 성장세는 다른 이유를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이른바 언택트 서비스의 확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영어 단어 Contact의 접두사를 부정적 뜻의 un으로 대체한 신조어인데요. 매장을 찾은 고객이 혼자 제품을 고르고 계산까지 하도록 가만히 두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혼자 고르고 주문하는 것을 원하는 고객들은 키오스크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그 부분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옆에서 물어보고 간섭하는 것이 싫고 혼자 쇼핑을 즐기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불필요한 제품 권유나 판촉을 받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겠어요. 여러 이유로 키오스크 성장세가 뚜렷한데요. 실제로 최근에는 주변의 많은 점포에서 키오스크를 만날 수 있잖아요. 그 중 대표적인 몇 곳만 살펴볼까요?
이승희 기자 ▷ 이제는 편의점 시대라고 할 정도로 동네마다 편의점이 많은데요. 먼저 편의점에서 키오스크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 편의점은 자판기형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고, 또 다른 편의점은 고객 스스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았습니다. 다른 곳 역시 현재 총 11개의 무인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계속해서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제 그렇게 키오스크를 이용해 직접 계산하는 시스템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데요. 편의점과 더불어 대형마트도 키오스크 바람이 불고 있어요.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대형마트 가운데 가장 먼저 키오스크를 도입한 마트는 현재 88개 대형마트와 익스프레스 4개 점포에 총 390여대의 셀프 계산대를 공급했는데요. 다른 두 곳 역시 각각 작년 상반기에 셀프 계산대를 도입한 뒤 2020년까지 모든 점포, 120개 매장으로 설치 대상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키오스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외식업계죠. 외식업계 역시 뚜렷하게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특히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는 점포마다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한 패스트푸드점은 전국 1350여개 매장 중 750여개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다른 곳 역시 전국 440여개 매장 절반 가량에 이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다른 패스트푸드점들 역시 앞으로 모든 매장에 도입한다는 방침을 내어 놓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외식과 유통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무인매장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 및 결제를 하는 것 뿐 아니라 또 다른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기부를 하기도 합니다. 디지털 키오스크를 활용해 사원증을 접촉하는 것만으로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전자 기부함을 설치한 업체가 있는데요. 사원증 접촉 후 1000원부터 1만원까지 선택하면 급여 공제로 기부되며, 연말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임직원들은 키오스크에 탑재된 55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의 사연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소중한 나눔도 키오스크를 이용해 할 수 있군요. 또 고객들의 의견 수렴에도 사용된다고 하는데, 그건 어떻게 되고 있는 겁니까?
이승희 기자 ▷ 휴게소에서도 이용 전반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키오스크를 도입,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미 휴게소 내에서 음식 주문과 결제는 키오스크를 이용해 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음식 맛 평가 설문조사와 고객 불만 사항 접수도 이루어지고 있는 겁니다. 더불어 실시간 날씨와 교통정보도 제공하고, 설문조사 참가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도 지급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키오스크를 단순히 생각하면 주문과 계산만 하는 기계로 여길 수 있겠지만, 상당히 여러 부분에 걸쳐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데요. 다른 기술과 접목해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인공지능 센서를 활용한 키오스크도 있습니다. 미국의 한 기업은 현재 무인 식료품 매장에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으면 자동으로 계산해 주는 키오스크를 운영 중입니다. 국내의 한 기업은 안면인식 키오스크를 개발했습니다. 이 제품은 고객의 얼굴을 인식해 회원 등록과 포인트를 적립해 구매 성향을 파악한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주문과 결제 기능뿐 아니라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회원 관리 등까지 가능하도록 나와 있는 카오스크도 있군요. 현재도 개발 중인 기술이 많을 테니 앞으로는 더 다양한 기능을 가진 키오스크를 기대해볼 수 있겠네요.
이승희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하나만 더 소개해 드리면 사회적 약자 및 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무인결제 키오스크도 개발되었는데요. 장애인 전용 키오스크는 자동 높이 조절 기능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실제 디스플레이 높이가 사용자의 신장을 감지해 디스플레이의 높이를 제품 사용 최적의 높이로 이동시켜 줍니다. 그래서 사회적 약자나 장애인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키오스크도 있는데요. 이야기가 나온 만큼 그 부분도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장애인은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거든요. 키오스크 사용이 인건비 부담을 낮춰주고 언택트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지만, 그 반대의 면도 있는 거잖아요. 이승희 기자, 어떤 우려들이 나오고 있나요?
이승희 기자 ▷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입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향후 3년 간 일자리가 47만개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종인 외식 업계에는 키오스크 바람이 불면서 일자리 증발 불안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키오스크가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 거라는 거군요.
이승희 기자 ▷ 네. 한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7530원에서 8350원으로 10.9% 오르면, 단순 노무직이 47만개 사라지고, 일반 사무직 등 비 단순노무직도 4만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 빈자리는 자동화 설비가 채운다는 건데요. 또 다른 경제 연구원도 2021년까지 법정 최저임금이 1만원에 이를 경우 최대 47만6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소득 격차는 2.51%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니까 앞으로 최저임금이 오르면 오를수록 반대로 일자리는 줄어들 거라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현재와 같이 주휴시간까지 최저임금을 적용할 경우 실질적인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9년 9842원, 2020년 1만761원, 2021년 1만1658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그렇게 최저임금이 인상된다면 일자리는 2019년 9만8000개, 2020년 15만6000개, 2021년 15만3000개 감소해 4년 간 총 47만6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게 되면 아르바이트로 용돈과 학비를 해결하는 학생들이나, 시간제로 일을 하는 노인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은 바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이승희 기자 ▷ 실제로 최근 한 아르바이트 포털이 아르바이트생 13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90%가 키오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키오스크의 확대가 자신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사람은 5명 중 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키오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동시에 자신의 일자리 걱정을 하고 있군요. 자세한 조사 결과 좀 살펴볼까요?
이승희 기자 ▷ 네. 먼저 알바생들에게 앞으로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매장이나 기업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이 90.2%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은 8.4%, 일시적인 현상일 뿐 곧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1.4%에 불과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게 키오스크 이용이 확대된다면 아르바이트 등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거죠?
이승희 기자 ▷ 그렇습니다. 56.3%의 응답자가 키오스크 이용이 늘면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키오스크 이용이 늘어도 일자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응답은 36.7%, 오히려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7%에 그쳤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래서 실제로 자신의 입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은 거군요.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키오스크가 확대되면 자신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걱정된다는 답이 11.7%,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는 답이 47.8% 나오면서, 알바생 5명 중 3명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최근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해 여러 식당에서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키오스크를 들여 놓는 곳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아르바이트생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데요. 또 매장 내 이용에 불편을 겪는 경우도 많아요. 중장년이나 노인 세대는 키오스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몰라서 발길이 끊기는 역효과도 발생하고 있잖아요.
이승희 기자 ▷ 네. 장·노년층이 키오스크로 인한 변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아 갈등 사례도 생기고 있는데요. 얼마 전 서울 은평구의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는 화면에 주문번호가 뜨는 것을 알지 못한 노인 한 명이 주문한 게 나오지 않는다며 직원과 말다툼을 하다, 직원 얼굴에 음식을 던진 일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상당수 노인들이 기기 사용에 서툴러, 주문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인건비 절감과 편리함을 고려할 때 매장의 무인화 바람은 피할 수 없는 대세죠. 하지만 자동화기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시스템에 익숙해질 때까지 대책은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키워드 포착 마칩니다. 지금까지 이승희 기자였습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