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우려 비용부담 줄어든 부정맥 치료

감염우려 비용부담 줄어든 부정맥 치료

기사승인 2019-05-27 14:13:03

커피 등 카페인과 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심장이 위험하다. 심장 전문가들은 불규칙하고 서구적인 식단, 잦은 음주, 강도 높은 스트레스 등에 의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며 부정맥 질환 또한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2018년 11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심장박동의 이상(R00)’에 해당하는 질환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2년 14만5000여명이던 진료환자가 2017년 19만9000여명으로 해마다 6.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부터 급격히 늘어나며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심장을 뛰게 하는 전기적 신호가 정상적이지 못해 발생하는 ‘부정맥’ 치료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증상이 없거나 가슴통증 등 증상이 나타나도 일시적인 경우가 많고, 진단을 위해서는 24시간 심전도 측정검사를 해야 하거나, 혈관을 통해 심장 내 전기신호를 측정하는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 진단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단이 이뤄져도 원인이나 부정맥의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로는 해결되지 않아 인공심박조율기나 심장 내 전기충격을 전달하는 체내 삽입형 제세동기를 이식해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제대로 시술하는 숙련된 전문의가 많지 않을뿐더러 해당 의료기기의 비용과 체내 이식에 따른 감염 등의 우려가 커 임시방편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는 문제도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신촌세브란스병원·사진)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규모가 동남아시아보다 적다. 일본과 비교하면 부정맥을 치료하는 의사도 거의 20~30배 적다. 심부전학회에서는 많이 잡아도 치료를 받아야할 환자 중 치료받는 환자가 5%가 안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다행이라면 부족한 의료인이 꾸준히 늘고 있고, 현대의학의 발달과 새로운 의료기기의 개발,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등으로 안전하고 간편하며 비용부담도 줄어든 치료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 3월, 혈관을 통해 전극을 직접 심장에 부착해야했던 체내 삽입형 제세동기(ICD)의 문제를 개선한 제품이 건강보험 급여항목으로 등록됐다.

보스턴사이언티픽스이 개발한 피하 삽입형 제세동기 ‘엠블럼(Emblem S-ICS)’ 얘기다. 정 교수는 “기존 ICD를 이식 후 약 2.4%에서 전극선이 끊어지거나 염증반응 등 합병증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가 발생해도 심장 내 부착된 전극이나 전극선을 제거하기가 힘들어 2차 부작용도 발생했다”며 “S-ICD는 일련의 문제가 개선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임상에서의 이식경험을 토대로 “혈관을 통해 심장 내에 전극을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명치 부근의 피부 아래로 전극선을 밀어넣고 심장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원격 충격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고령이며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는 이들에게도 안전하고 간편하게 이식을 할 수 있고, 제거 또한 수월하다”고 장점을 꼽았다.

아쉬운 점으로는 ▲기존 제품보다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인지 배터리의 수명이 7~8년 정도로 짧고 ▲심장율동을 조절하는 등의 기능이 없으며 ▲접촉면이 정확하지 않으면 전기충격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정 교수는 “S-ICD가 ICD를 완전히 대체하는 개념은 아니지만, 심장과 직접접촉이 없어 혈전이나 감염 등의 부작용 우려가 적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비용 또한 3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부담이 많이 줄었다”면서 “이젠 부정맥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수와 이들의 숙련도, 환자의 관심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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