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환거래법 규제 빗장이 풀리면서 간편결제업체들이 글로벌 진출 준비에 한창이다. 국내외 사용자들을 동시에 유치시켜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서 선점하려는 국내 핀테크업체들은 외국 기업은 물론 이해관계에 따라 경쟁사 간에도 적극적으로 업무협약을 맺는 모습이다.
4일 NHN페이코와 네이버 자회사 라인페이는 ‘글로벌 얼라이언스’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갈라섰던 NHN과 네이버가 페이시장 글로벌 진출을 위해 다시 손을 맞잡은 셈이다.
이에 따라 ‘페이코’ 이용자들은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페이코 간편결제를 라인페이가 적용된 일본, 대만, 태국 등의 현지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고, ‘라인페이’를 쓰는 해외 이용자들은 한국을 방문해 페이코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라인페이가 네이버페이 외 NHN페이코와 업무협약을 맺은 배경은 국내 오프라인 가맹점 진출 확대를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는 국내에선 온라인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제로페이 가맹점에 한해서만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네이버페이는 한국에서 아직 오프라인 결제가 활성화가 안 되어있는 반면 페이코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많이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일본 라인페이 이용자가 한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하고 싶을 때 이번 협약이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인페이는 국내에선 시장점유율이 낮은 편이지만,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 위상을 가진 ‘라인’과 연계돼 사용자가 3200만명, 가맹점은 160만 곳에 달한다.
국내 오프라인 가맹점 확보 경쟁은 카카오페이와 페이코가 앞장서고 있다. 온라인 간편결제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카카오페이는 약 1년 전부터 오프라인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QR코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참여자들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손잡은 상태다. 두 회사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수수료 없는 결제 체계를 만드는 ‘글로벌 크로스 보더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단말기를 통해 국내 서울택시 등에서 알리페이를 쓸 수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5월 28일 개정안이 시행되고 현재 해외 라이센스를 획득하기 위해 대기중”이라며 “서비스 시행 시점이 명확히 정해진 건 아니지만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해외 사용자들도 국내 온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시행했다. 금융위원회가 2월 ‘핀테크 및 금융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통해 전자금융업자에 외국환 간편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과 제휴 돼 있는 해외 매장에서 핸드폰을 사용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해 해외 결제할 경우 VISA, MASTER 등에 결제 금액의 1% 수준의 수수료를 납부했으나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결제로 인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