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MS 등 IT기업들 게임산업 진출하는 이유

넷플릭스‧MS 등 IT기업들 게임산업 진출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9-06-14 02:00:00

올해 세계 게임쇼 ‘E3 2019’에서는 게임 개발사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게임에 최신기술을 결합하거나 유명 IP(지식재산권)를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전환시키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게임업계 패러다임도 변화될지 주목된다.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E3 2019' 콜로세움에서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게임'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자체 독점 콘텐츠를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들어 넷플릭스 콘텐츠와 플랫폼을 강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활용한 플랫폼 영역 확대는 기존 게임업체들이 검증받은 게임을 다양한 디바이스에 적용시켜 재탄생시키는 방법과 궤를 같이 한다. 가령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PC게임으로 등장 후 모바일을 거쳐 최근 콘솔 게임으로까지 진출했다. 이처럼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원래 가지고 있는 게임이 흥행해 인정받으면 플랫폼을 다변화 시키는게 훨씬 이익”이라며 “온라인 버전을 모바일로 구현시키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미 기준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아예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는 것보단 훨씬 수월하다"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의 게임 사업이 구글이나 MS처럼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넷플릭스가 이미 세계 190개국 이상에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보니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갖추는데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구글과 MS는 E3에서 클라우드 기술을 게임에 적용시킨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했다. 스트리밍 게임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각 가정에 전송하는 구조다. 해킹 등 부정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MS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10월부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게임 스트리밍을 제공할 방침이다. 사용자는 서버에서 원격 구동되는 엑스클라우드를 이용하거나 엑스박스 원 기기를 활용해 스마트폰 등으로 게임을 즐기는 '콘솔 스트리밍'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구글의 구독형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타디아’도 11월부터 북미·유럽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구글 스타디아는 월 9.99달러(1만2000원)이면 서비스 목록에 있는 게임을 고화질(HD)에서 4K 화질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업체들 입장에선 추후 비(非)게임사들의 시장 진출에 따라 한층 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자체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고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 받아야하는데, 구글과 MS는 자체 플랫폼을 갖고 있어 다운로드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S는 엑스박스라는 게임기를 가지고 있어 최적화된 게임을 그들 스스로 만들 수 있고, 구글도 크롬에서 바로 게임을 실행시킬 수 있는 플랫폼 사업자라는 면에서 앱을 별도로 깔아야한다는 관문을 없앤다는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대중화되면 사용자가 어떤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떠라도 게임을 최고 퀄리티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넷플릭스를 깔면 스마트폰 사양과 상관없이 영상을 4k 그래픽으로 볼 수 있는 것처럼, 게임도 클라우드 서버에 올려놓으면 디바이스 사양과 상관없이 고사양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내 폰은 사양이 낮아서 게임이 안돌아간다”는 경우가 사라지는 셈이다. 

글로벌 IT업계의 본격적인 게임산업 진출이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도 이렇게 대중화될지 몰랐던 반면 지금은 장악을 했다"면서 "국내에선 클라우드게임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게이밍도 대중화되고 주도권을 잡게 되면 국내 게임사들도 따라 갈 수밖에 없고, 그럼 또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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