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2분기 실적 희비…포털서 금융으로 격전지 변화 전망

네이버-카카오 2분기 실적 희비…포털서 금융으로 격전지 변화 전망

기사승인 2019-08-09 03:00:00

국내 포털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네이버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급감한 반면, 카카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증한 것이다.

두 회사의 영업익 변화 차이는 모두 신사업에서 발생했다. 네이버의 영업익 급감은 일본 자회사 라인의 일본 모바일 결제시장 선점을 위해 ‘라인페이’ 마케팅 비용을 대폭 확대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 카카오는 지난 5월 카카오톡 메신저 채팅 목록 상단에 삽입한 ‘톡보드’ 광고사업 호조가 매출 및 영업익을 끌어올린 동력이 됐다.

양사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전망으로 ‘금융 서비스’를 강조했다. 포털에 이어 금융시장에서 두 기업이 또다시 만나게 될 전망이다.

 네이버, 라인페이 선점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익 적자 

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영업익이 전년동기 대비 48.8% 급감했다. 반면 카카오는 같은 기간 47%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네이버의 올해 2분기 매출에서 광고매출은 1666억원으로 전년대비 12% 늘었다.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은 AI 기술을 활용한 검색 고도화와 쇼핑의 견고한 성장에 힘입어 전년대비 17.1% 증가한 7159억원을 기록했다. IT 플랫폼 매출은 네이버페이와 클라우드, 라인웍스의 성장에 따라 1059억원으로 전년대비 22.6% 늘었다. 콘텐츠 서비스 매출은 웹툰과 V라이브 글로벌 성장에 힘입어 전년대비 61.4% 증가한 501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 실적에 발목을 잡은 것은 자회사 라인이다. 네이버는 영업이익 급감 이유에 대해 “라인 페이 송금 캠페인을 위한 일회성 비용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라인은 현지에서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야후와 손잡고 출시한 ‘페이페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라인은 일본 간편결제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5월 300억엔(약 3270억원) 규모로 포인트 환급 이벤트를 벌였다. 실제 지출된 비용은 60억엔(약 65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라인 및 기타 사업 부문이 19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라인은 파이낸셜‧커머스 등에 대해 투자를 이어갈 방침으로, 흑자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앞으로도 신규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도전을 지속할 것”이라며 “각 성장 단계와 성과에 맞춰 적시에 투자와 지원을 제공, 각 사업 단위들이 독자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카카오, 비즈톡 본격적 매출 기여로 올해 매출 3조원 넘길 것 예상

반면 카카오는 올해 2분기 호실적을 올렸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330억원, 영업이익 405억원이다. 전년대비 매출은 24.5%, 영업이익은 46.6% 급증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플랫폼 매출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326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톡과 연계된 톡비즈 매출은 전년대비 42% 증가한 1389억원을 기록했다. 포털비즈 매출은 1369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7% 증가했다. 신사업 매출은 카카오T 대리 매출 증가와페이의 온오프라인 결제 매출 성장으로 전년대비 103% 증가하며 510억원을 달성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 역시 전년대비 20% 급증한 4062억원을 기록했다. 게임부문의 매출은 전년대비 12% 감소한 98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호실적은 전 사업분야에 걸쳐 고른 성장에 따른 결과다. 게임을 제외하고 전 사업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 시작한 톡보드는 광고주 300곳을 한정한 베타서비스 중에서도 하루 평균 2~3억원을 매출을 내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톡보드의 본격적인 매출 기여가 시작되는데 톡보드 매출이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며 “올해 카카오는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어서 연초의 목표치를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톡 중심의 수익 확대 뿐 아니라 그동안 투자해왔던 신규 사업에서의 매출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비용이 효율화됐다”며 “카카오의 전 사업 구조가 이익을 개선 시킬 수 있는 선순환 사이클로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뱅크로 양사 금융 서비스 경쟁 예고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은 이후 핀테크 등 금융 분야에서 더 본격화 될 전망이다. 양사는 향후 전망에서 모두 ‘금융서비스’를 강조했다.

네이버는 아쉬운 실적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4일 네이버페이를 분사시켜 오는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결제에 이어 대출, 보험 등 금융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전략적 협력 관계인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 투자도 받을 예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페이 분사를 기점으로 금융 사업을 본격 확장하겠다”며 “분사를 하게됨으로써 금융 관련 라이선스 취득이 쉬워질 수 있고, 규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이날 실적 공개와 함께 카카오페이 누적 가입자 3000만명 돌파를 발표했다. 컨퍼런스콜에선 카카오가 최대 주주가 되는 카카오뱅크에 적극적인 투자도 예고했다.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카카오페이는 하루 4천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과 연결돼 가입자 3000만명을 확보했다”며 “현재 송금, 결제, 투자 서비스 등이 운영되고 있는데 하반기 보험을 포함한 금융사업 라인업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가 국내 ICT 기업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주주가 되는 만큼, 앞으로 카카오뱅크가 금융, 은행이라는 새 영역에서 세상을 혁신하고 더 큰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동체 차원의 기술과 투자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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