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결함 문제로 출시가 연기됐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6일 국내에서 첫 출시된다. 갤럭시 폴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험을 모두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다. 가격은 239만 8000원.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 보다도 100만원 가량 비싸다. 고가의 가격에 새로운 형태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만큼 시장의 반응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관련업계에서는 갤럭시 폴드의 성패를 ‘초고가를 넘어서는 고객 가치’에 두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미 스마트폰 기능적 측면에선 아쉬울게 없는 상황. 삼성전자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조차 모르고 있던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 초기 갤럭시 폴드 사용자들 사이에서 “200만원이 아깝지 않다”는 입소문이 잘 탄다면 살 마음이 없던 소비자들도 호기심을 갖게 된다.
갤럭시 폴드 물량은 연말까지 2만대 이하, 초도물량은 이보다 적은 1만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이 적은 것은 초기 시장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한정판’으로서 상품의 희소성을 소비자에게 어필하기에도 충분하다. 갤럭시 폴드는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입소문을 타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접하던 갤럭시 폴드를 처음 직관하고 체험해봤다.
■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 바(Bar) 형태 스마트폰 쓰던 사용자들에게도 친숙
스마트폰 화면이 점점 커지는 것이 트렌드라지만 크게 자체가 커져서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 노트10을 크기가 다른 두가지 종류로 출시한 것도 좀 더 작은 사이즈를 원하는 소비자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폴더블폰은 이런 사용자들도 부담없이 쓸 수 있다. 반으로 접은 갤럭시 폴드를 손에 쥐어보니 기존 스마트폰(갤럭시S10 5G)보다 가로 길이가 짧아 한 손으로 통화‧문자 조작이 모두 가능했다. 갤럭시 폴드는 접었을 때 가로가 62.8mm, 폭이 15.7mm ~17.1mm(힌지 부분)로 한 손에 쏙 잡히는 컴팩트한 사이즈다. 접은 상태로 손에 쥐었을 땐 그립감이 좋아 묵직한 무게가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사이드키 아래 지문 인식 센서가 있어 여기서 잠금 해제를 할 수 있다.
한 손으로 폴더를 열려고 건드리니 ‘딸깍’하는 느낌과 함께 반자동으로 화면이 펼쳐졌다. 양쪽에 자석이 탑재된 탓이다. 펼쳐진 갤럭시 폴드는 한 손으로 책을 덮듯 접을 수 있었다. 기존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을 쓰던 사람이 폴더블 폰으로 넘어갈 때,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이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형식보다 훨씬 친숙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사면에 동일한 볼륨감과 디자인을 적용하여 접었을 때나 펼쳤을 때 최상의 그립감을 제공한다”며 “특히 펼쳤을 때 안정감 있는 사용성을 제공하기 위해 양쪽의 배터리 등 스마트폰 부품의 무게를 균일하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 안과 밖 연결되는 ‘앱 연속성’과 3개 이상 분할 화면이 갤럭시 폴드 핵심기능
기존 갤럭시 사용자들이 유용하게 쓰는 ‘분할 화면’ 기능이 갤럭시 폴드에서 극대화됐다. 갤럭시 폴드를 펼치면 스마트폰 중 가장 큰 7.3형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등장한다.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을 통해 넓은 화면에서 사용자는 원하는대로 화면을 2분할 혹은 3분할로 나눠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유튜브 영상을 전체 화면으로만 보고 있다가 인터넷 검색을 위해 오른쪽 상단 화면 인터넷 브라우저를 눌렀다. 화면이 전환되지 않고 분할되어 왼쪽엔 영상이, 오른쪽엔 브라우저가 켜졌다. 만약 영상을 보며 브라우저 검색을 하고 있을 때 친구에게 메세지가 도착한다면? 둘 중 하나를 종료할 필요 없이 추가로 실행하면 된다. 앱을 또 실행하면 오른쪽 하단으로 또 분할된 화면이 생성된다. 3개 화면의 순서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며 각 창의 사이즈 조절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3개 화면 분할 상태에서 추가적인 기능을 또 실행해야 하는 경우엔 어떡해야 할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진 않지만, 만약을 고려해 ‘팝업창’으로 최대 5개까지 띄워놓을 수 있다. 3개 화면을 사용하는 순간에서 SNS나 카메라, 계산기 등을 주로 사용할 듯하다.
갤럭시 폴드는 ‘앱 연속성’도 지원한다. 과거 ‘폴더폰’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은 펼쳐져있던 폴드를 접으면 사용하던 앱이 종료된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갤럭시 폴드에선 기능이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앱 실행이 연속된다. 가령 갤럭시 폴드를 접은 상태에서 지도를 검색하다 펼쳐도 지도 화면은 연속되며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만약 유튜브에서 음악을 듣고 있던 사용자라면 프리미엄 결제를 하지 않아도 갤럭시 폴드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음악을 끊김 없이 들을 수도 있다.
3개 분할 화면을 사용하다 폴드를 접을 경우엔 가장 왼쪽에 있던 큰 화면의 앱이 커버 디스플레이에 띄워진다. 물론 '앱 연속성' 기능은 설정 탭에서 애플리케이션 별로 꺼놓을지, 켜 놓을지 별도 설정이 가능하다.
‘멀티 액티브 윈도우’와 ‘앱 연속성’은 갤럭시 폴드 사용자들만이 경험해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처음 접해본 사용자들도 어렵지 않게 작동시킬 수 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사용자가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선 얼마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할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이 두가지 기능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사용해보면서 직접 체득한 ‘팁’이나 ‘노하우’도 생성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갤럭시 폴드의 '앱 연결 사용성'과 '멀티 액티브 윈도우'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구글과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와 지속적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초고사양 렌즈‧오디오·도 갤럭시 폴드의 숨겨진 강점
안팎으로 펼쳐지는 디스플레이가 갤럭시폴드의 유일한 특징인 것만은 아니다. 카메라 렌즈와 하만 프리미엄 오디오를 적용했고, 일반 PC처럼 강력한 12GB 램을 탑재해 무거운 앱을 여러개 동시에 실행시켜도 문제 없다. 실제 현장에서 '무거운 앱'인 게임, 영상, 카메라를 동시에 실행해봐도 딜레이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갤럭시 폴드는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나 펼쳤을 때 혹은 스마트폰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어도 카메라 사용이 가능하다. 접었을 때는 한 손으로 전후면 카메라 방향을 전환하며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펼쳤을 때는 큰 화면으로 화상 통화를 하거나 라이브 방송을 할 때 사용하면 유용하다.
스마트폰을 펼쳤을 때는 1000만 화소 카메라와 800만 화소 카메라의 듀얼 카메라,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는 1000만 화소 카메라로 편리하게 셀피를 촬영할 수도 있다. 갤럭시 폴드는 후면에 16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듀얼 조리개를 지원하는 12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 총 6개 렌즈다.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AKG의 음향 기술이 디스플레이 상하에 설치되어 있어 보다 생생한 색상과 사운드로 궁극의 엔터테인먼트 경험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갤럭시 폴드는 7nm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일반 PC처럼 강력한 12GB 램을 탑재해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해도 버벅임 없이 사용 가능하다. 실제 현장에서 '무거운 앱'인 게임, 영상, 카메라를 동시에 실행해봐도 딜레이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