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위한 SKT ‘AI 돌봄’, 공유가치창출 대표사례될까

독거노인 위한 SKT ‘AI 돌봄’, 공유가치창출 대표사례될까

기사승인 2019-10-02 01:02:00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을 해소시키고 건강을 케어해주는 ‘AI 돌봄’ 서비스는 SK텔레콤의 대표적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 사례가 될 수 있을까. AI 돌봄이 실제 독거노인의 행복지수를 높인 가시적 성과를 내고 더 많은 지자체들이 관심을 보이자 SKT는 이를 비즈니스모델로 확립시키는 고민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간담회를 개최해 AI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총 2차례에 걸쳐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자 7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48.4%에서 70.3%로 급증했다. 또 조사결과 지표에 따르면 어르신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지고 고독감과 우울감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자들은 '감성대화' 사용 비중(13.5%)이 일반인 사용 패턴(4.1%)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스피커 누구를 통해 ‘플로’ 음원서비스(59.8%)를 가장 많이 이용했으며 음원을 더 많이 들을수록 감정이 풍부해지고 표현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상무)은 “노인분들의 행복지수는 1달 동안 가족과 연락 횟수, 우울감은 외출 빈도에 따라 영향을 받았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였다”며 “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정책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SKT는 치매 예방 서비스인 '두뇌톡톡'을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개발했다. 두뇌톡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으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보급한다. 

두뇌톡톡은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으로 구현된 프로그램이다. 주요 대학병원과 전국의 병·의원, 치매안심센터 등 100여 곳에서 운영되는 인지능력 강화 프로그램을 국내 처음으로 음성기반 AI 서비스로 구현했다. 

윤정혜 서울의대 교수는 “치매를 예방한다는 것은 치매 발병 자체를 막는 다는 의미가 아니라 치매 발병 시기를 늦추고, 치매가 발병했을 때 인지력 감퇴 속도를 늦춘다는 의미”라며 “인지능력강화 프로그램을 하루 1시간 반씩 3개월을 실시했을 때 최고 9년까지 치매 발병을 지연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도 있어 해당 프로그램은 효과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치매보험 가입자는 70만명이 넘는다. 그럼에도 실제 병원에 가서 치매 진단을 받기를 꺼려하는 인식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사람이 집집마다 방문해 매일 인지강화훈련 등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윤 교수는 ‘두뇌톡톡’은 노인 스스로 언제 어디서든 훈련을 할 수 있어 숙제하듯 매일 아침 15~30분 정도 참여하면 치매를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I스피커를 통한 인지강화훈련은 이번에 처음 시도한 것인 만큼 실제 효과는 시범 운영을 통해 검증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수익·사회적가치 창출 '두마리 토끼' 잡는 CSV 모델로 확장할 수 있을까

효과성이 검증된 사업을 확장·지속하기 위해서는 예산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SKT는 해당 프로그램을 자사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LH가 시설투자 비용을, SK텔레콤이 네트워크 인프라와 콘텐츠 등의 비용을 지불한다.

현재 ICT 돌봄을 도입하겠다는 지자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사회공헌' 형태로는 해당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준호 상무는 “올해 AI 돌봄 서비스 재원 30억원이 거의 소진된 상태다. 시스템 구축에 비용 부담이 큰 만큼, 내년 정부 예산에서 인공지능 분야에 관한 지원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외에 또 한가지 방법은 제한된 취약계층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판매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AI돌봄 서비스는 SK텔레콤의 대표적인 CSV 사례로 언급될 수도 있다. 

CSR(사회공헌활동)이 기업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는 형태라면 CSV(공유가치창출)는 기업 수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캠페인, 기부, 봉사처럼 기업이 사회에 일방적으로 기여하는 형식의 CSR은 경영이 어려워지면 금새 중지할 가능성도 내포한다. 이와 달리 CSV는 자사의 역량을 기반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이익을 늘리는 ‘윈윈’ 전략을 추구한다. 

이 상무는 “SK의 사회적가치 창출이라는 것은 앞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고 가치있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것이 베스트”라며 “다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것에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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