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리포트] 3살 천식 여든 간다, 조기 치료해야

[쿠키리포트] 3살 천식 여든 간다, 조기 치료해야

기사승인 2019-10-04 09:22:05

#어린이 천식의 특징과 상태 분류

#글// 김남선 강남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김남선 강남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의학에서는 어린이 천식을 ‘알레르기의 일종’으로 인정하고 '심신증'의 한 증상으로 본다. 때문에 병의 원인을 뿌리뽑는 근치적 치료행위보다는 기침 발작을 완화시키는 대증적 치료를 주로 하는 듯하다.

감기를 달고 사는 어린이 중에는 실제로 알레르기성 질환의 일종인 경우가 많다. 어린이의 30%는 알레르기 체질을 갖고 태어난다. 이런 체질을 가고 태어난 어린이가 살면서 심리적 불안, 저항력 감퇴 등의 환경에 처하게 됐을 때 발현되는 것이 알레르기성 질환이다.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쉽게 피로하고 성격이 급해지며 끈기가 없어 남과 어울리지 못하는 등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일반적으로 발작적인 기침과 호흡곤란, 천명음(목에서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나옴) 증상을 보이게 되는 어린이 천식은 대발작, 중발작, 소발작 등 3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대발작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호흡곤란 상태가 매우 심한 경우다. 그래서 고통이 심해 잠들지 못해 부모들의 속을 태운다. 말을 걸어도 대답을 못하고 음식도 잘 못 먹는다.

반면에 중발작은 쌕쌕거리거나 가랑가랑 천명 소리를 내는 상태로 잠을 자다가 중간에 잘 깨는 단계다. 말을 걸면 대답을 할 수 있지만 식사량은 적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소발작은 숨쉬기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은 정도로 목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긴하지만 잠도 잘자고 식사나 대화에도 문제가 없는 상태를 이른다.

소아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의 고통 중 가장 큰 것은 밤에 발작적으로 일어나는 기침이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전체 천식을 앓는 어린이 환자의 62.5%가 야간 기침으로 인해 잠을 깬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세 이하의 환자 가운데 78.1%, 4~7세 환자 중 56%. 8~12세 환자 가운데 54.7%가 기침 발작 때문에 잠을 깬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천식 발작으로 고통을 받는 정도가 더 커진다는 뜻이다. 그 결과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되니 성장에도 지장을 받는다. 성장 호르몬은 아이가 잠을 자는 시간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된다. 어린이 천식 환자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므로 상대적으로 한 밤중 성장호르몬 분비가 적고 또래보다 키가 작을 수 밖에 없다.

실제 천식은 성장 장애뿐 아니라 면역력까지 약화시킨다. 이 때문에 비염, 과민성 장염, 아토피 피부염같은 질환들을 동반하기도 쉽다.

보통 유아기(0~2세) 천식은 전체 어린이 천식 환자의 20~30%를 차지한다. 대체로 감기에 걸린 후 알레르기성 비염 또는 천식으로 지행하는 경우가 많다. 감기 증상이 계속되어 가래를 수반하는 기침 발작으로 발전하고, 이어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리며 호흡도 정상 범위를 벗어나게 되는 순서로 진행된다. 따라서 아이가 감기를 앓은 뒤 기침발작과 함께 숨소리가 쌕쌕거리는 증상을 1주일 이상 끌게 되면 유아 천식을 의심하고 속히 치료를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아동기(3세 이상) 천식은 3~6세 무렵부터 발병하는데, 최근에는 7세 이후 발병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천식은 특별한 계기 없이 갑자기 발병하기도 해 더 주의가 필요하다. 갑자기 아이가 기침을 심하게 하고 숨을 쉴 때 푸우푸우거리는 소리를 내며 힘들어하면 천식 발작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발병 위험성이 높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 천식과 관련해 잘못 전해진 속설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감기가 오래되면 천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감기 바이러스는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일 수 있지만 결코 주 원인이 될 수 없다.

둘째, 천식을 앓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알레르기 비염을 앓기 쉽다. 소아 천식 환자 중 60~70%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는다는 보고도 있다. 기도와 코는 하나의 길로 연결돼 있어 두 가지 질환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자극으로 생긴 염증이 각각 기도와 코에서 나타나면서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이 발병하는 것이다.

셋째, 환절기에 천식을 집중 관리하면 잘 낫게 될 것이라는 믿음은 오해다. 환절기 천식 치료는 3~5월, 9~11월 등의 환절기가 지난 후에도 1~2개월 더 관찰해야 한다. 난방기구 사용으로 인해 실내외 온도 차이가 커진 요즘은 계절에 상관없이 재발하기 쉬운 것이 천식이다. 현대 환경은 에어컨이나 히터 사용으로 인해 계절 구분이 모호해진 상태다.

넷째, 약물 치료로 증상이 좀 나아진 듯하다고 해서 천식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된다. 증상이 잠시 괜찮아진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것이 알레르기성 천식이다. 그만큼 환자나 부모 모두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다섯째, 소아 천식의 경우 크면 괜찮아진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소아 천식 환자 중 90%는 성인이 되면 천식을 앓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지만 어릴 때 어떻게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릴 때 충분히 치료를 해주지 않으면 평생 병을 껴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 어린이 천식이요, 알레르기성 천식이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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