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삼성으로부터 50억 투자 유치를 받아 부활 기대를 받았던 싸이월드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1일 한국인터넷진흥원 도메인 검색 서비스에 따르면 싸이월드 도메인은 올해 11월 12일 부로 만료된다. 싸이월드 도메인 주소는 법인이 설립된 1999년 등록된 이후 매년 갱신됐으며 최근 갱신일자는 2018년 8월 14일이다.
싸이월드 측이 만료일 이후 도메인을 연장하거나 서비스 백업, 이관 작업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곳에 쌓인 이용자들의 데이터는 사실상 회생 불가 상태가 된다.
문제는 최근 싸이월드 웹사이트와 모바일 사이트의 접속 및 로그인이 되지 않고 있어 이용자들의 데이터 백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대로 아무런 조치 없이 도메인 주소 사용기한이 만료되면 싸이월드에 그동안 이용자들이 쌓아온 사진과 다이어리 등의 각종 데이터는 따로 저장해 둘 기회조차 갖지 못한채 날아가게 된다.
한편 싸이월드 접속 오류는 경영난에 시달려온 회사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싸이월드는 최근 근무 중인 직원들의 급여는 물론 지난해 11월 퇴사자들에 대한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99년 시작한 싸이월드는 한때 1000만명의 이용자들을 보유하며 2000년데 1세대 SNS로 자리굳혔다. 그러나 2010년대 접어들어 페이스북 등 글로벌 경쟁자들에게 이용자들을 뺏기며 하향세를 겪었다. 2014년 소속돼 있던 SK커뮤니케이션즈로부터 분리된 후 꾸준히 어려움에 시달렸다. 전 직원이 포기하지 않고 재기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열었으나 펀딩이 목표 금액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QUE’를 출시하고 삼성전자의 '빅스비'와 연동한다고 밝혀 주목 받기도 했다. QUE는 2017년 4월 출시 후 3개월 만에 110만 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QUE와 관련된 삼성의 추가 투자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2018년엔 사업 다각화라는 명목으로 블록체인을 접목해 자체 가상화폐 '클링(CLINK)'을 IEO를 통해 발행하기도 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싸이월드의 '조용한' 폐쇄 조치에 네티즌들은 “예전에 썼던 사진이랑 다이어리 백업할 수 있게 임시로라도 열어줬으면”, “싸이월드도 역사 속으로”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