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해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 영업이익도 2015년 이래 가장 높게 기록하며 본격적인 수익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카카오톡 내 광고인 '톡비즈'사업과 간편결제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이 향후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을 두자릿수까지 높이는 등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7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실적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건강한 성장'을 했다"라며 “카톡 비즈보드(카톡 내 광고)를 중심으로 한 수익 확대와 유료 콘텐츠의 지속적 성장, 신사업 부문의 매출 증가세가 가속화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올 3분기 실적을 견인한 건 카카오톡 중간에 광고를 넣은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였다. 클로즈베타테스트 때 대형 광고주들 중심으로 제한적 경쟁을 벌인 것과 달리 3분기 오픈베타를 시작하며 톡비즈에 참가하는 광고주들이 크게 늘었다. 시간대나 예산의 제한 없이 카톡을 사용하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상품을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을 광고주들이 주목한 것이다. 향후 광고주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광고 단가 상승도 예상돼 카카오 매출 또한 증가될 전망이다.
여 대표는 "오픈베타 시작하면서 기존 몇백개 단위 광고주에서 천단위 넘는 광고주로 증가했다"며 "대형광고주 중심에서 롱테일 광고주(소규모)들이 톡보드에 올라타기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에 목표로 했던 일평균 4~5억 매출은 무리 없이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이런 기조는 유지하며 톡비즈(톡보드 포함한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이 50% 커질것으로 낙관해 2020년 톡비즈 매출은 약 1조원 정도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카카오페이는 3분기 결제액이 12조9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 올해 연간 누적 34조 6000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페이는 특히 온라인 결제부문에서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수단으로 적용됐고, 대형 온라인 커머스 가맹점애서 거래액도 빠르게 증가 중이다. 여기에 카카오 플랫폼 영향력 확장으로 여러 업종에서 신규 가맹점 유입이 증가하고 다양한 결제 옵션 중 카카오페이를 선택하는 고객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 대표는 "지난 7월 지방세 납부에 이어 9월 통신세 납부 등 청구서 사업도 전년동기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며 "10월 새롭게 시작한 카카오 간편보험 서비스도 자동차보험료 비교, 반려동물 보험에 이어 전국 750만 전월세가구를 위한 전세금보증보험을 선보이며 카카오페이는 국내 테크핀 사업 혁신을 장을 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 대표는 "신사업이 견조한 성장을 이루는 가운데 기존 사업이라고 분류되는 커머스, 게임, 뮤직, 유료콘텐츠 등 전 사업 분야가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전략실 부사장은 "신규사업과 기존사업 모두 성장 중이고 비용도 유연하게 통제해나갈 예정이므로 내년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영업이익은 신규사업 부문에서 손실이 많이 발생했는데 작년 4분기 650억, 올해 1분기 522억, 2분기 470억 등 매분기 순조롭게 손익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기회도 노리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전략실 부사장은 컨콜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자본조달은 프리 IPO 등 다양한 형식을 고려하고 있고, 카카오페이지도 IPO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IPO의 구체적 시기는 주주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여 대표는 최근 SK텔레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SKT와의 협력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여 대표는 "자본과 기술로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주요 사업자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양사는 시너지 협의체를 꾸려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기술을 협력하며 콘텐츠,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