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집권 하반기에 접어든 가운데,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차기 대선후보로 범여권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범야권에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며 유력후보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C&I)가 경자년 새해를 맞아 지난 12월 31일과 1월 1일 양일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범여권에서는 응답자의 32.3%가 이낙연 총리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 총리의 지지율은 지난 11월 조사결과(28.3%)에서는 4.0%p, 지난 12월 조사결과(30.4%)에서는 1.9%p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2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은 8.8%로 직전 조사보다 0.8%p가 떨어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같은 이 총리의 지지율 독주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광주·전라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분위기다. 지역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광주·전라지역의 지지율은 55.9%로 가장 높았고, 경기·인천이 34.9%, 강원·제주가 30.5%, 서울이 30.1%로 30%대를 넘어섰다.
여기에 대전·세종·충청에서의 지지율도 29.9%로 30%에 근접했으며, 보수진영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왔던 대구·경북에서도 23.2%로 여타 범여권 후보를 훌쩍 넘어섰다. 역시 이념적으로 보수진영에 가까운 부산·울산·경남에서도 22.5%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30대에서만 27.6%로 20%대에 머물렀을 뿐,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30% 이상의 고른 지지율을 확보했다.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연령대는 40대로 35.7%를 기록했다.
이밖에 범여권 차기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들 중 3위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로 지지율이 직전 조사결과보다 0.3%p 줄어든 5.3%를 기록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4.6%로 4위,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3.3%로 5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0%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기타라는 답변이 13.3%, ‘없음 또는 잘 모름’이라는 답변이 30.6%로, 부동층이 여전히 43.9%에 이르러 아직 반전의 여지는 남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정당의 얼굴격인 이들이 차기대선 후보로 거론됐음에도 범여권으로 묶인 정당의 지지자들 중 20~30%가 이 총리를 지지해 제3의 인물이 등장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범여권이 이낙연 독주체제가 공고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범야권의 차기대권도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로 여론이 몰리는 분위기다. 한 가지 이 총리와의 차이가 있다면 그 결집도나 지지기반의 공고함이 조금 낮다는 점이다.
역대 여론조사결과들과 비교하면 황 대표의 11월 1주차 지지율은 23.2%였지만, 12월 1주차에는 20.8%로 2.4%p가 떨어졌다. 이어진 이번 1월 1주차 조사에서의 지지율은 24.7%로 11월과는 1.5%p, 12월과는 3.9%p가 뛰었다.
이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30% 중반대의 지지율을 달성한 이 총리와 달리 정치권의 상황이나 한국당의 평판, 여타 환경적 요인에 따라 지지율의 변동폭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더구나 황 대표의 지지율이 변할 때에도 ‘기타’나 ‘없음 및 잘모름’이란 응답에 큰 변화가 없이 여타 후보들의 지지율로 이동하며 순위변동이 심하다는 점에서도 같은 풀이가 가능하다.
심지어 금번 조사에서는 ‘기타’가 5.9%, ‘없음 및 잘모름’이 36.9%로 직전 12월 조사결과에서 각각 10.9%와 37.8%보다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의 변화폭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했다. 하지만 2위인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지지율이 8.3%에서 8.6%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5.8%(5위)에서 7.9%(3위)로 동반상승했다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
여기에 지난 조사에서 7.2%의 지지율을 보이며 3위로 순위를 크게 올렸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지지을이 6.1%(5위)로 내려갔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6.7%에서 순위를 유지한 채 6.3%로 지지율이 소폭하락했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5%에서 3.5%로 지지율이 올랐던 점 등을 고려하면 황 대표의 지지층이 이 총리에 비해서는 다소 얇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의 뿌리인 대구·경북(TK)에서는 35.7%,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30.8%로 이 총리의 지지율에 육박하는 응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광주·전라도의 9.8%를 제외하면 대전·세종·충청 27.0%, 경기·인천 24.1%, 서울 22.4%, 강원·제주 22.2%로 22%를 넘는 지지율을 확보해 지역적 지지기반이 고른 분포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는 19세를 포함한 20대에서 18.6%, 친여권적 성향이 강한 40대에서 19.8%로 20%를 넘지 못했지만 30대에서는 20.9%, 50대에서는 26.0%, 60세 이상에서는 33.5%로 20% 이상의 지지를 얻고 있었으며 여타 정당 지지자들에게서도 두자릿수의 지지는 받고 있어 큰 변화가 없는 한 독주체제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는 쿠키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공동으로 2019년 12월31일부터 2020년 1월01일까지 양일간, 대한민국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유선전화 10%+휴대전화 90%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를 실시한 결과다. 표본수는 1000명(총 통화시도 3만2596명, 응답률 3.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이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 오차보정방법 :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19년 11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기준)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