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떠났지만… 손학규, 당 재건의지 피력

안철수 떠났지만… 손학규, 당 재건의지 피력

당원 집단탈당 레이스 중인데 새로움 없는 미래세대 정치참여 및 동참 독려만

기사승인 2020-01-31 10:54:14

안철수·유승민으로 대변되는 창당의 두 축이 모두 탈당하며 바른미래당이 찢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손학규 당 대표는 남은 이들을 추스르며 젊은 세대와의 연대를 통한 재건과 총선승리의 기치를 내걸며 재도약의 희망을 이야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를 사과의 말로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내내 내홍과 내분으로 어려웠던 바른미래당이 새해 벽두부터 국민과 당원동지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송구스럽다”면서 안철수 전 바미당 공동대표의 탈당과정에서의 잡음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실 안 전 대표를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가 돌아와 마음껏 자기역할을 하고, 총선승리를 이끌 수 있도록 모든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마음의 준비도 했었다. 그러나 귀국할 때 이미 탈당과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그 각본에 따라 행보를 이어나갔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금, 허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일련의 책임이 안 전 대표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되는 이번 21대 총선의 의미를 ‘정치구조개혁’과 ‘세대교체’라고 규정하며 기성정치를 타파하고 젊은 미래세대가 함께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함께 전했다. 이를 위해 젊은 세대들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추천을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일련의 계획에 새로운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손 대표 또한 앞선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2040세대에게 전체 공천의 50% 배정 ▲자격요건을 따져 최대 1억원의 선거자금 지원 ▲객관적이고 공정한 국민공천시스템 구축을 다시 언급했을 뿐이다. 발언 또한 “젊고 유능한 미래세대 인재들과 호응하겠다. 젊은 미래세대를 단순 영입의 대상이 아닌 주역이 되는 파트너가 되도록 통합하고 함께 하겠다”가 사실상 전부였다.

손 대표의 이 같은 태도에 당원과 당직자들은 탈당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30일 400여명의 당원·당직자가 탈당을 선언한데 이어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전·현직 지역위원장과 정무직 당직자, 지방의원 등 3947명이 “바른미래당으로 (정치개혁의) 꿈을 실현하고자했던 마지막 기대마저도 무너지고 말았다”며 탈당의사를 추가로 밝혔다.

당 대변인이었던 김철근 구로구갑 지역위원장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시대의 바다, 국민의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우리도 안 전 대표가 가는 길에 주저없이 뛰어들고자 한다. 증오와 분열을 넘어 화해와 통합의 정치로 미래를 열고자 하는 안 전 대표의 초심은 우리의 마음과 똑같기 때문”이라며 탈당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안 전 대표 탈당 후 이틀 만에 직접 동참의사를 확인한 이들만 이정도”라며 “어제도 400여명이 탈당했고, 지금도 서울과 충청, 호남 등 지역사무실에는 탈당팩스나 당비지급중단 등을 요청하는 요구가 빗발쳐 통상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안 전 대표의 신당 창당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면 탈당은 더욱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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