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난달 보험사들이 지급한 해약 환급금이 3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계사정이 나빠진 서민들이 보험비 부담·자금 부족으로 보험을 해약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주요 4개 생보사와 5개 손보사들의 지난달 장기해약환급금은 3조20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2조4749억원) 29.3%(7258억 원)나 증가한 수치다.
각 업계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주요 손보사들의 환급금은 1조1593억원으로 전년대비 32.2%(2826억원) 증가했다. 생보사도 마찬가지로 2018년 3월보다 27.7%(4432억원) 증가한 2조414억원을 장기해약환급금으로 지출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서민들은 매월 보험료 지출 부담을 없애기 위해 보험부터 해약하고, 투자상품인 펀드와 예·적금을 해약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2월부터 확인할 수 있는데, 지난 1월 해지환급금 규모는 2조3849억원으로 전년대비 4.3%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심각해진 2월부터 해지환급금 규모는 전년대비 19.4% 증가한 2조501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3월에는 3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가계사정이 어려워진 서민들이 보험금을 내기 부담스러워지고, 적립된 보험금을 이용하기 위해 보험 해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보험을 만기 이전에 해약한다면 보험사 운영비와 해약공제액 등이 제외돼 납입 금액보다 적은 돈을 받아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생보협회와 손보협회는 보험계약 중도 해지 대신 다양한 제도를 활용해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며 보험 계약 유지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소개했다.
협회는 보험계약 유지를 위해 ▲보험료 납입유예 제도 ▲감액완납 제도 ▲자동대출납입제도가 있으며, 각 업체별로 코로나19로 인해 직·간접 피해를 입은 보험 소비자를 위한 보험료 납입유예, 대출 만기연장 등의 제도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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