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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4월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한 이후 약 1년이 지났습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란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서비스에 대해 최대 4년간 인가·영업 과정에서 적용되는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비유하자면 아이들(금융사)들이 모래사장(금융시장)에서 생각한 것을 자유롭게 만들고(혁신금융 서비스), 혹여나 다치거나 우려가 될 사항이 생긴다면 부모님(금융당국)이 나서는(사후규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된 1년간 금융위는 총 102건의 혁신금융 서비스를 지정했습니다. 이 중 36건의 혁신금융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된 상태이며, 올해 상반기 중 총 66개의 서비스가 줄지어 출시될 예정입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라는 말이 일반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친숙한 개념이 아닐겁니다. 하지만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출시된 금융서비스들은 우리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혁신금융 서비스가 ‘대출 비교 서비스’입니다. ‘내게 맞는 대출 찾기(내맞대)’라고도 불리는 해당 금융서비스는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된 한 달 뒤인 5월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후 같은 해 8월 출시됐습니다.
‘내맞대’ 출시 이전까지는 금융소비자들이 각 금융사별 자신에게 나오는 대출금리와 한도를 비교하려면 개별 금융사들의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직접 비교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맞대 출시 이후 토스, 뱅크샐러드, 핀크, 카카오페이 등 내맞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하나만 있다면 시중은행부터 저축은행까지 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들의 대출금리 비교를 간단하게 할 수 있게 됐죠.
실제로 내맞대 서비스는 1년도 안되는 기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큰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일례로 가장 먼저 내맞대 서비스를 출시한 토스의 경우 5월 기준 누적 대출 신청 건수가 960만건을 돌파했으며, 누적 대출실행 금액은 4600억원을 넘어서는 진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신용평가사들만이 제공하던 개인신용등급 점수(신용점수) 이외에 통신요금 납부기록 등으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는 핀크의 ‘통신료 납부정보 기반 신용평가 서비스’도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출시된 혁신금융 서비스입니다.
이전까지는 대출을 받기 위해선 NICE신용평가나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회사에서 제공하는 신용평가 점수를 통해 은행들이 대출 가능 여부를 평가해왔습니다. 하지만 신용평가 점수 산정은 개별 신용평가사들이 신청자의 금융거래내역 등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하기 때문에 금융거래 내역이 많지 않거나 있더라도 액수가 적은 20~30대 청년층들은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핀크는 통신요금 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을 만들며 금융이력이 없는 취업준비생도 해당 신용평점을 바탕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변화시켰습니다.
이외에도 해외여행을 갈 때 클릭 한번만으로 간편하게 여행자보험에 재가입할 수 있게 만든 ‘온-오프 해외여행자 보험’이나, 현금이 없는 상황에서 현금 송금이 필요한 경우 신용카드만으로 현금 송금이 가능하게 만든 ‘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도 활발하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출시된 혁신금융 서비스들은 금융소비자들에게 사소하지만 없으면 불편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바꿔주고 있습니다. 또한 혁신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과정에서 금융산업 내 긍정적인 효과들도 여럿 나타나고 있죠.
실제로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16개 핀테크·스타트업들은 시장으로부터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총 1364억원의 신규투자를 받았으며, 이와 함께 38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났습니다.
금융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중심으로 변화하는 일상에 맞춰 더욱 적극적인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운영, 새로운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일상이 혁신금융 서비스로 더욱 편리하게 바뀌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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