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 여전사 ‘안도’…보험사는 ‘한숨’

기준금리 인하에 여전사 ‘안도’…보험사는 ‘한숨’

기사승인 2020-05-29 05:00:00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하면서 제 2금융권의 반응이 각각 엇갈리고 있다. 신용카드·캐피탈사가 속한 여신전문금융업계의 경우 회사채 금리가 내려가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보험업계의 경우 채권 수익성이 낮아지며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8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로 0.25%p 낮추며 사상 최저치를 갱신했다. 

지난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펜대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안정성이 확대되자 기준금리를 0.5%p 내리는 ‘빅 컷’을 단행한 바 있다. 이후 금통위는 4월 통화정책 방향회의에서 현행 기준금리인 0.75%를 동결한 바 있지만, 이번 금통위에서 한 차례 더 인하를 진행하며 0.5%로 운용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변동될 경우 시중은행의 예·적금을 비롯한 수신상품 및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영향을 받는다. 이와 함께 양도성예금증서를 비롯해 채권, 회사채 등 각종 금융자산들도 영향을 받으며 금융권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여신금융전문회사(여전사)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전사에 속하는 카드업계나 캐피탈업계는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없기 때문에 신용공여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다. 이 중 회사채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낮아질수록 여전사들은 낮은 비용으로 회사채를 조달, 비교적 원활하게 자금운용을 할 수 있게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기준금리 ‘빅 컷’이 진행된 바 있지만 코로나19 악영향으로 시장 내 회사채 발행금리는 정 반대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여전사 관계자는 “우선 기준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카드사나 캐피탈사의 회사채 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자금공급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실물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만큼, 이와 연동된 회사채 발행 시장의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에 보험업계는 시름이 깊어졌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보험사들은 주로 채권투자를 통해 자산운용을 하고 있는데, 기준금리가 내려갈 경우 채권의 수익률도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이는 손해보험업계보다 생명보험업계에게 악영향이 크다. 생명보험업계는 과거 기준금리가 높던 시절 고객 모집을 위해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나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는 보험상품들을 많이 판매했기 때문이다. 특히 계약기간이 긴 생명보험상품 특성상 소비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그대로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자산운용 수익성이 낮아질수록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돌다 보니 보험사에서도 금리 인하로 인한 충격에 대비하긴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충격 흡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 전반적인 보험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의 경우 이번 금리인하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은 시중은행과 달리 자체 수신과 자기자본으로만 수신영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의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시중은행의 금리가 내려가면 이에 영향을 받아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의 여수신 금리도 뒤따라 내려가기 때문에 간접적인 영향은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상호금융조합 중앙회들은 고민이 생겨났다. 상호금융조합 중앙회는 법인으로부터 위탁받은 자금을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서 법인에게 돌려주는데,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을 통한 자산운용 수익이 악화되면서 법인 및 조합원들에게 제공해야 할 수익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상호금융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또 한번 더 진행된 만큼 각 상호금융중앙회는 채권 이외의 방법을 통해 법인 자산 관리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올해 중앙회의 숙제는 리스크 관리에 더해 수익성 관리를 위한 ‘투자 다변화’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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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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