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70% 가족·학원서 감염… 예상과 달리 학교 밖이 더 위험

학생 70% 가족·학원서 감염… 예상과 달리 학교 밖이 더 위험

확진자 다수 발생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 가능성도

기사승인 2020-06-04 09:33:28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5월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에 걸린 18세 이하 초·중·고등학교 학생 중 70%가 가족과 학원, 과외 등 지역사회에서의 감염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등교수업 이후 지역감염이 학교 전파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어리고 건강한 학생들의 특성상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다수의 확진자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세 이하 미성년자 70명이 5월 이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그중 해외유입 사례 18명, 18세이지만 사회인 또는 대학생으로 분류된 12명을 제외한 40명은 초·중·고등학생인 셈이다.

이들의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가족으로 인한 사례가 14명(35%), 학원과 학습지, 과외수업을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14명(35%)이다. 감염자 10명 중 7명이 가족 또는 학원 등 사교육을 통해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3차 개학이 이뤄졌고, 최근 수도권 집단감염으로 인해 등교수업에 대한 학부모 불안과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특성상 장기전으로 (유행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등교수업이 늦춰진 만큼, 학생들은 이미 학원에 다니고 있고, 이곳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계속 되고 있다. 특히 학원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달에만 33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이번 달에도 확진자 3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기준 전국 학원과 교습소 12만8837곳을 점검한 결과, 1만356곳(8%)이 방역수칙을 어겨 시정명령을 받았다.

오는 8일이면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까지 등교 개학을 시작하면서 아직 지역사회에서 유행하는 수도권 일부 학교를 제외한 전국 단위의 모든 초·중·고 학생이 학교에 다니게 된다. 등교수업 학생 수만 500만명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것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하고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게 이상적이지만, 적어도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있을 것으로 염두에 두고 개학을 준비했다”고 학부모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학교나 그 밖의 장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다면 정부는 보다 강한 방역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 관련 브리핑에서 수도권 감염을 막는 데드라인으로 최대 2주일을 제시했다. 1주일이 지난 현재, 확진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남은 1주일 동안 이와 같은 수준으로 반복된다면 다시금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도 있다. 

nswreal@kukinews.com / 사진=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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