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저축은행업계가 법정최고금리를 20%로 낮춘다는 논의에 걱정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법정최고금리까지 내려갈 경우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현행 24%인 최고금리를 4%p 내린 20%로 운용하는 ‘이자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는 지난 총선에서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공약으로 내건 사안으로, 21대 국회에서 상임위가 구성된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저축은행업권에서는 긴장하는 모양새다. 이미 기준금리가 올해 상반기에만 0.75%p 인하되면서 예대마진 악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법정최고금리까지 낮아지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진행된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금리 인하 압력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라며 “결국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악화는 피하기 힘든 상황인데, 법정최고금리 인하까지 실시된다면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가 넘는 금리의 개인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던 저축은행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 중 올해 5월 가계신용대출 금리가 20%를 넘는 고객 비율이 ▲웰컴 31.37% ▲애큐온 31.22% ▲OK 23.19% ▲SBI 24.84% ▲OSB 26.18% 순으로 이어졌다
저축은행업권에서는 갈수록 고금리 상품 판매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중금리 대출’ 확대를 꺼내들고 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예금 금리도 낮아지고, 법정최고금리도 내려가는 상황이라면, 대출 금리도 낮추는 중금리 대출 상품 판매 규모를 키워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SBI저축은행은 개인신용 중금리 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2.9%p까지 낮췄다. 중금리 대출 상품별로 ▲SBI중금리 5.9%~14.4%(2.1%p) ▲SBI중금리(라이트) 5.9%~16%(2.9%p) ▲SBI중금리(대환) 5.9%~16.9%(1%p)씩 하향조정했다.
웰컴저축은행도 마찬가지로 CSS(신용평가모델)을 새롭게 구축한 ‘웰뱅 중금리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규 CSS를 통해 기존 대비 한도를 20%가량 증가시키고 대출금리는 10%가량 조정시켰다.
이전부터 중금리대출에 역량을 집중하던 JT저축은행도 ‘파라솔100’ 중금리 대출 상품 새롭게 판매하고 있다. 파라솔100의 대출금리는 최저 연 5.8%에서 최고 17.4%로, 가중 평균금리는 16%다. 현재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인정 기준은 평균금리 16%, 최고금리 19.5% 수준이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중금리대출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며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금리대출 시장은 인터넷전문은행, P2P금융 등 신규 금융업체들을 비롯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들까지 중금리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곧 진출하는 토스뱅크 등 신규 금융사들이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라며 “이에 저축은행업권 차원에서도 중금리대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리 인하를 진행하거나, 취급대상 확대, 상환기간 연장 등 중금리대출 이용 고객들에게 유리한 상품들을 많이 쏟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법정최고금리가 낮아지면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최근 대부업체들도 신규 대출영업을 크게 줄여오고 있는 상황인데, 저신용 고객들이 음성화된 불법 사금융으로 빠져나가는 일이 더 많아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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