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KB금융 주력 계열사 수장들의 임기가 올해 말 혹은 내년 초로 마무리 되는 가운데 계열사 마다 연임 가능성을 두고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허인 대표이사는 최근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고,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도 실적 성과로 인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증권 계열사인 KB증권은 최근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제재 우려가 커지면서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은행장 단독 후보로 선정되면서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허 행장의 연임 확정으로 국민은행 사상 첫 3연임에 성공한 행장이 된 것이다.
카드·캐피탈 계열사 대표이사의 연임도 현재 긍정적인 상황이다. KB국민카드 이동철 대표이사는 2018년부터 KB국민카드 수장을 지내면서 점유율을 넓혀왔고, 최근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1638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동기(1461억원) 대비 12.11% 증가했다. KB캐피탈 황수남 대표이사도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638억원) 대비 16.92% 증가한 7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연임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은행에 이어 가장 큰 계열사인 KB증권 수장의 연임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초 취임했던 박정림 대표이사(자산관리·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는 이중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가 예고되면서 연임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KB증권은 박 대표가 취임한 이래 자산관리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의 자산운용 부문은 적자(-804억원)을 냈지만 위탁매매·자산관리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527.71% 증가한 1059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만 놓고 본다면 연임이 확실하지만 라임 사태라는 초대형 금융사고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사태와 관련해 KB증권 전·현직 CEO(최고경영자)를 주요 행위자로 적시한 검사의견서를 최종 통보했다. 금융당국은 KB증권이 전액손실이 예상되는 ‘라임 AI스타’ 펀드 판매와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관련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가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만약 중징계(직무정지)가 확정되면 연임은 사실상 물 건너가고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도 제한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소 직무정지 수준의 과도한 징계인지 반문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 사업을 실제 추진한 주체가 아닌 경영자마저도 직무정지 수준의 징계를 내린다면 과도한 결정일 수 있다”며 “라임사태와 관련해 당국의 책임도 일정부분 있다”고 지적했다. KB증권 측은 다음 주 금융당국의 제재가 결정되기에 현재로서는 특별한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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