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성공적인 투자 사례도 있다. KB국민은행은 SK에 약 10년 간 자기자본을 투자해 2배가 넘는 수익을 내고 엑시트(차익 후 매각)했고, 우리은행도 국내 굴지의 PEF(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자금을 조달해 꾸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하나은행이 채권을 출자전환한 HMM도 최근 해운업 수주환경이 개선되면서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 포스코 등 과거 우량기업 주가 하향…출자 은행도 ‘전전긍긍’
한때 국내 시가총액 2~3위를 기록했던 포스코가 산업 생태계가 변화와 이명박 정부 당시 낙하산 인사 병폐로 10년 전 대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2007년 초 포스코의 주가는 60만원을 웃돌았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였다.
포스코는 한때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이 2003년 15만원 선에 350만 주를 매수할만큼 매력적인 기업이었다. 버핏은 매수 당시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다. 좀 더 일찍 찾아냈더라면 더 많이 투자했을 텐데 아쉽다”며 이 기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이 기업도 정경유착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포스코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커졌고 무분별한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자원개발)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만다. 결국 버핏은 2015년 포스코 주식(약395만주)을 전량 매도해 버린다. 현재 포스코의 주가는 23만9500원(11월 27일 종가기준)으로 고점 당시 대비 약 40% 이상 하락했다.
포스코에 1000억원 넘게 출자한 국내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현재 손실(평가손익)을 내고 있는 상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12월 포스코와 주식 맞교환이라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약 7152억원을 자금을 출자했다. 하지만 현재 KB국민은행이 보유한 포스코 주식의 장부가액은 올해 3분기 기준 3095억원에 불과하다.
우리은행도 2010년 말 민영화를 앞두고 잠재적 지분인수 투자자였던 포스코에 전략적 제휴를 맺고 4334억원을 출자했으나 현재 포스코에 보유한 장부가액은 1708억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016년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던 HMM(현대상선)에 대한 채권을 주식으로 출자전환(457억원)했으나 한동안 주가 하락으로 인해 현재 장부가액 287억원으로 감소했다.
◆ SK·MBK파트너스 투자 성공사례로 꼽혀
성공적인 투자 사례도 있다. KB국민은행이 2011년 2월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주사 SK에 약 2007억원을 투자해 2배 이상 잿팟을 터트리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2011년 당시 SK C&C 주식을 매입했고, SK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국민은행이 보유한 주식도 SK 소유가 됐다. KB국민은행은 올해 6월 24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전량을 외국계 기관투자자에게 매도했다.
우리은행도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자금을 출자해 수익을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인수(1조3811억원)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이 출자한 HMM(채권에서 주식으로 출자전환)도 한 HMM도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그동안의 부진을 조금씩 만회하고 있는 중이다. HMM의 주가 고공행진은 3분기 기준 분기 사상 최고 실적(2771억원)과 향후 해운업의 회복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