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동학개미운동’ 열풍으로 증시 호황이 이어져 오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순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라는 사회경제적 변수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주식매매 활황과 IB(투자금융) 부문의 선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증권 자회사가 부재한 우리금융도 증권 계열 포트폴리오 구성에 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은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하고 모두 견조한 실적을 냈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인 KB증권은 라임사태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 누적 345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동기 이익(2418억원) 대비 42.7% 증가한 수치다. 이어 NH투자증권(39.27%), 하나금융투자(35.46%)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큰 폭으로 실적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DGB금융그룹의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은 가장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58억원을 웃돌며 전년동기(473억원) 대비 81% 증가했다.
DG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순이익은 1955억원으로 전년동기 실적(2215억원) 대비 감소했으나 비은행 부문인 증권 계열사와 DGB캐피탈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그룹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실적 호조는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IB(기업금융) 부문의 이익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하이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수탁수수료수익은 611억원으로 전년동기(334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고, IB부문의 수수료도 2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8억원) 대비 14.04%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IB 거래 가운데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와 관련한 딜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 가운데 구리 지식산업센터 신축에 약 1970억원에 달하는 PF주선과 대전 복용동 지식산업센터 금융자문주관 등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 LG화학, 현대건설기계 회사채 발행에도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김포시 구래동 6877-5번지 일대 지식산업센터 신축 사업 ▲의정부 고산지구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이테크건설 시공) PF에도 참여했다.
한편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에 경쟁사 우리금융지주도 증권사 M&A(인수합병) 추진에 탄력을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증권·보험 계열의 포트폴리오가 아직 없는 우리금융은 특히 수익성 부문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단기간 내에 규모있는 인수·합병은 쉽지 않겠지만, 그룹 내에 아직 비어있는 비은행 부문에 대해선 다방면으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금융은 몇해 전부터 증권사 인수를 위해 꾸준히 물색해왔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교보증권 혹은 유안타증권을 인수한다는 설이 돌았지만 말 그대로 루머에 그쳤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추진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행의 레버리지(대출)를 통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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