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KBO리그의 SSG 랜더스로 이적하면서 코리안리거 최고참이 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FA로 토론토에 입단한 류현진은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자타공인 토론토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도 류현진은 에이스의 면모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프시즌 완벽에 가까운 역투를 펼치며 산뜻하게 개막 준비를 하고 있다. 두 차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이날 팀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5이닝을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최고구속이 92.2마일(148㎞)까지 찍히는 등 몸 상태도 좋은 상태다. 코칭스태프들도 류현진을 치켜세우고 있다. 피트 워커 토론토 투수코치는 “류현진의 몸 상태가 지난해 보다 좋다. 임하는 자세도 마음에 든다”라며 “커브는 더 날카로워지고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차이도 더 커졌다. 커터도 원하는 곳으로 쉽게 던진다”고 말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양현종(32·텍사스 레인저스)도 준수한 퍼포먼스를 보였다.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스플릿 계약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연봉 조건이 다른 계약이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되면 연봉 130만 달러를 받지만,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면 연봉 조건이 크게 떨어진다.
초청 선수 자격으로 스프링 캠프를 치르고 있는 양현종은 자력으로 캠프에서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텍사스는 20명의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 가운데 양현종을 아직까지 로스터에 남겼다.
양현종은 현재 3번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실점 8탈삼진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지난 20일 LA 다저스를 상대로는 3이닝 1실점 4탈삼진으로 호투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텍사스의 선발 투수 후보들이 연달아 부진하자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도 현지 인터뷰에서 “양현종이 안정감 있게 좋은 투구를 했다. 지금까지 아주 잘 던지고 있다. 선발 투수가 오래 던지지 못하는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많은 이닝을 맡아주는 역할이 적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양현종이 개막까지 개막 로스터에 남아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제껏 메이저리그 역사에선 초청 선수가 개막 로스터에 살아남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또한 양현종과 비슷한 스타일인 웨스 벤야민이 시범 경기에서 양현종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양현종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라며 구단이 다른 유망주 선수들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은 크고 작은 난관에 부딪혀 애를 먹고 있다.
지난 시즌 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8경기(선발 7경기)에서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의 호투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김광현은 최근 두 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3이닝 10피안타 8실점(7자책점)으로 고전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평균 구속이 87.9마일(약 141km)이 찍혔는데, 지난 시즌보다 2.2마일(약 3.5km) 떨어진 수치다.
설상가상 지난 14일에는 3번째 등판을 준비하다 등 근육이 경직되는 부상을 입었다. 다행이 통증이 오래가지 않으면서 불펜 투구를 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악재에 입지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김광현의 보직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광현은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에 이어 팀의 3선발로 낙점받았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무리한 복귀를 강요하지 않을 생각이다. 개막 후 최대한 빨리 김광현이 마운드에 서는 게 우리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캐치볼을 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김광현은 다음주 초 시뮬레이션 경기를 치르고, 이상이 없으면 남은 시범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계약(4+1년 최대 3900만 달러)한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현재 김하성은 13번의 시범 경기에 출전해 29타수 3안타 타율 0.103으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2루타 이상의 장타는 없고 11번의 탈삼진을 범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수비에서는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타격 부진이 계속되면서 선발 경쟁에 빨간 불이 켜졌다. 김하성이 주춤하는 동안 주전 2루수 경쟁자인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지금까지 30타수 10안타 4타점 타율 0.320을 기록하며 김하성에 크게 앞서 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추신수는 김하성에 대해 “시간이 필요하다. 야구를 종일 하는 게 아니라서 투수 적응, 날씨, 문화를 비롯해 적응 해야는 게 많다. (앞서 진출했던) 한국 선수들이 많이 겪었던 부분이다. 워낙 실력이 있는 선수라서 잘하지 않을까 한다”고 김하성에게 조언했다.
지난해 빅리그에서 입지를 다진 최지만도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휴식하고 있다. 시범경기 초반부터 무릎이 좋지 않아 결장했고, 지난 14일 정밀 검진 결과 염증을 발견했다. 시즌 초반 결장이 유력하다. 케반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최지만이 개막전까지 준비가 안 된다는 가정하에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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