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달리는 ‘타자 김광현’

끝까지 달리는 ‘타자 김광현’

기사승인 2021-05-12 12:14:57
지난달 19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전에서 투수 앞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리는 김광현(오른쪽). 사진=AP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타자 역할도 대충 하지 않는다.

김광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5회말까지 김광현은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0대 0으로 맞선 6회 1사 2루에서 트래비스 쇼에게 1타점 좌중간 인정 2루타를 맞은 뒤 라이언 헬슬리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헬슬리가 추가점을 주지 않아 김광현의 자책점도 늘지 않았다. 타선이 8회에 동점을 만들며 패전 위기도 벗어났다.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3.06에서 2.74로 낮아졌다.

마운드에서 활약을 뽐낸 그는 타석에서도 눈에 띄었다.

김광현은 상대 선발 프레디 페랄타와 상대했는데,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몸쪽 슬라이더에 스윙을 시도했다. 배트에 맞은 공은 1루 쪽 먹힌 타구가 됐다. 김광현은 내야 타구를 만들자마자 전력을 다해 1루로 뛰었다.

김광현의 전력 질주에 상대 수비수들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1루 커버에 들어간 투수 페랄타는 평범한 송구를 놓쳤고, 김광현은 세이프됐다. 공식 기록은 야수 실책으로 남았지만, 김광현이 전력 질주하지 않았다면 아웃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김광현이 전력 질주로 팀 분위기를 이끈 건 처음이 아니다.

김광현은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달 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2번째 타석 때 2사 상황에서 3루수 방면으로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를 했다. 3루수였던 알렉스 봄은 당황한 나머지 송구를 평소보다 낮게 뿌렸다. 결국 1루수 리스 호스킨스가 잡지 못하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추가 득점을 올렸다.

그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서도 빠른 발을 이용해 프로 통산 첫 안타를 만들었다. 김광현은 당시 빗맞은 타구를 3루 쪽으로 보낸 뒤 빠르게 1루로 달려서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는 보통 최선을 다하질 않는다. 무리한 주루플레이를 펼치면 투구에 지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헛스윙을 하고 빠르게 타석에서 내려온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를 생각하지 않고 매 타석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는 벤치의 지시를 듣고 주자를 보내기 위해 번트 모션을 취하기도, 진루를 위해 타격을 시도한다. 그리고 항상 1루까지 최선을 다해 질주한다.

김광현은 이와 관련해 “열심히 뛰면 상대 야수들이 실책할 기회가 생긴다”며 “난 투수지만 9번 타자 역할도 해야 한다. 계속 열심히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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