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에 대해 ▲9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한 시장의 보수적 평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 선반영 ▲M&A(인수합병)와 같은 이벤트 부재 등을 꼽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의 주가(종가기준)는 전 거래일 대비 0.63% 하락한 7만9400원에 마감했다. 연초 9만원을 웃돌았던 주가가 약 12% 떨어진 것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으로 컨센서스(매출
61조 원, 영업이익 11조 원)를 웃돌았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과 반비례로 하락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이미 시장에서 판단한 기대치가 선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시장은 더 이상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별로 놀라지 않는다”며 “그동안 9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추정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다 보니, 어닝 서프라이즈는 오히려 당연한 정례 행사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적이 잘 나왔으니, 주가가 올라야 한다는 얘기도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얘기는 냉정하게 파운드리 슈퍼사이클인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까지 ‘슈퍼’란 말을 붙여도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서버 디램 가격의 변동성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북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서버 디램(DRAM) 재고 상승으로 인한 관련 업황의 둔화 가능성도 삼성전자 주가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현대차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2분기 1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은 OLED 충당금 5000억원이 환입될 것을 반영한 수치”라며 “최근들어 북미 클라우드 사업자와 디램 회사들간의 3분기 서버 디램 가격협상이 상당한 난항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여부는 ▲M&A 이슈와 같은 이벤트 ▲향후 메모리 사업 전망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의 드라이버는 지나간 실적도 바로 다음 분기의 실적도 아니라고 본다”며 “적어도 6~2개월 이후 메모리 전망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운드리 사업이나 M&A 이벤트 등 그 동안 삼성이 잘 했다고 할 수 없는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나 전략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김록호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려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 팹리스 고객사의 추가 확보나 M&A 추진과 같은 드라마틱한 이벤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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