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타이어 부족?…한국타이어 파업 여파 어디까지

반도체 이어 타이어 부족?…한국타이어 파업 여파 어디까지

1962년 노조 설립 이후 파업 돌입...59년만에 처음

기사승인 2021-12-16 06:30:02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노동조합의 파업이 20여일 넘게 지속되면서 한국타이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를 우려한 사측이 사측이 조업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하자 이에 반발하는 노조가 강하게 맞서면서 양 측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금산공장에는 전날(15일) 오전 8시부터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노동자와 기간제 노동자 300여명이 출근해 조업 재개를 준비에 나섰다. 이들은 오후 5시까지 타이어 생산이 아닌 생산 준비를 하려고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이틀가량의 준비 기간을 갖고 난 뒤, 오는 17~18일 본격적인 타이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16일부터 대전공장, 금산공장에서 부분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부터는 전면파업으로 확대했다.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은 작년 기준 한국타이어 매출의 38.7%를 담당했던 곳으로, 이번 전면파업으로 인해 주요 고객사들의 차량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아우디, BMW,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실제 국내 최대 고객사인 현대자동차는 북미 수출용 차량에 장착하던 15인치 한국타이어 제품 수급이 어려워지자 다른 회사 제품을 장착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지난 8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벌여왔으나 임금 인상률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기본급 5% 인상, 성과급 5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기본급 10.6% 인상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조업 재개 소식에 노조는 15일 오전부터 대전공장 본관 동 앞에 모여 집회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 공장 내부를 돌며 출근한 노동자들이 생산하는지, 실제 어떤 작업을 하는지 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노조가 1962년 노조 설립 이후 파업에 돌입한 것은 59년만에 처음이다.

급여일인 지난 10일 이후 일부 노조원들이 파업을 풀고 복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노노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대전·금산공장 근로자들의 이달 급여가 100만~150만원 삭감됐다. 특히 파업 장기화로 인한 실적 악화는 내년도 임금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8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5%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신차용 타이어 공급 감소와 글로벌 물류 대란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파업까지 겹치면서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4분기 한국타이어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신차용 타이어 수요가 줄어든 데다 타이어 원재료인 천연고무 가격이 치솟으면서 한국타이어 실적 전망이 어둡다"며 "고객사와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노사 협의가 우선되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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