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대장주’ 주가 희비, 삼성바이오 날고 셀트리온 고전

‘바이오 대장주’ 주가 희비, 삼성바이오 날고 셀트리온 고전

기사승인 2021-12-17 21:23:41
국내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주가 흐름에 있어서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꾸준히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네이버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등극했다. 반면 셀트리온의 주가는 연초 대비 약 40%가 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로 주가가 크게 오른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체적인 치료제 개발 보다는 백신 공급을 위한 CMO 구축이 신의한수가 된 반면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렉키로나주)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렉키로나주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호의적으로 바뀌면서 주가 상승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 삼성바이오, 네이버 제치고 시총 3위…CMO 구축 성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네이버를 밀어내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등극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0.31% 하락한 95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63조1876억원으로 3위인 네이버(63조1593억원)의 시총을 제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연초 대비 15.20% 상승했다.

이 기업의 최근 주가 상승은 시장 기대치 대비 높은 매출 성장과 CMO(위탁개발생산) 구축을 통한 코로나 백신(모더나) 위탁 생산 및 수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박스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업은 이달 13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6월 스위스 제약기업 로슈와 체결한 위탁생산(CMO) 계약 규모가 5억5010만달러(약 6053억 원)로 직전 계약(1만4630만달러)보다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 수익원인 CMO는 코로나 펜데믹(전지구적 확산) 이후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루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0년 2827억 달러에서 2026년 551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바이오의약품의 전체 제조 시장 대비 CMO 생산 비중은 2020년 18%에서 2025년 2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 임윤진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 기지 증설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 2020년 11월 착공에 들어간 슈퍼플랜트 4공장은 생산량 25만6000 리터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규모다. 오는 2023년 하반기 4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삼성바이오의 생산 캐파는 글로벌 최대 규모인 62만 리터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셀트리온 연초 대비 주가 40% 폭락…렉키로나주 부활 ‘관건’

바이오 대장주 가운데 하나인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의 주가(12월 17일 종가기준)는 20만7000원으로 연초 대비 40.43% 하락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항체치료제) 이슈로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지난해 말 셀트리온 주가는 36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2020년 초 셀트리온 주가가 17만7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배 이상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당시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도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면) 내년(올해) 봄은 한국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 청정국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렉키로나)는 서 회장의 ‘호언’과 달리 ‘게임 체인저’가 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코로나 치료제가 기대 보다 못 미쳤고, 정부도 코로나 백신 확보로 정책을 급선회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멀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렉키로나주에 집중하면서 셀트리온의 단기 기초체력이 약화됐고, 생산 여력이 부족해 외부 위탁생산(CMO) 물량을 늘렸다”며 “그룹 역량이 렉키로나의 개발, 허가, 생산에 집중되면서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성장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셀트리온 소액주주 사이에서는 서정진 회장의 은퇴 이후 2세 경영을 위한 주가 누르기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강성주주로 꼽히던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집회를 열고 회사를 향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재조명 받으면서 주가 상승의 동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셀트리온이 자체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유럽연합집행위원회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에 한화투자증권 김형수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의료진의 치료제 선택권 확대를 위한 조치로 빠른 허가를 받아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지위를 획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국내 방역당국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기존 입원치료기관에만 쓰이는 렉키로나주를 생활치료센터, 요양병원, 일반병원, 재택치료자 대상 단기외래진료센터, 노인요양시설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가들도 렉키로나주가 머크의 치료제와 비교할 때 효과가 낫다고 평가하고 있다. 만약 렉키로나주 사용이 확대되고 효과가 입증된다면 셀트리온의 주가도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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