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각기 다른 대응책을 내놨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 대북 공동선언을 촉구했고, 윤 후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27일 북한의 도발과 대선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여야 대선후보 공동선언을 제안한 바 있다. 야당 대선 후보들이 이에 응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요청 드린다. 아울러 우리 군과 정부는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요구하는 공동선언은 △ 한반도 긴장 조성행위 중단 △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화 재개 협력 △ 대선 개입 중지를 촉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는 지난 28일 경기 김포 해병부대를 찾아 공동선언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북한의 잇단 도발을 “내정간섭” “국론분열용”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라고 썼다. 윤 후보가 이어온 ‘한줄 공약’의 일환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지난 24일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하면서도 경북 성주 사드 기지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 선대본부도 앞서 낸 논평에서 성주 사드 기지가 남한 전역을 방어할 수 없다며 사드 추가 배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를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오늘 갑자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대선 후보 공동선언을 촉구한다며 말을 바꿨다. 불과 며칠 만에 180도로 바뀐 입장에 진정성이 의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지난 11일 미사일 도발에 대한 강력 대응책을 언급했을 때 민주당의 많은 분께서 저를 ‘전쟁광’이라 호도하며 ‘천벌 받을 것’이라 맹비난을 했던 일을 기억한다”면서 “평화는 구호로 이뤄지지 않는다. 평화는 압도적 힘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52분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 형태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최대 고도 2000㎞를 솟아 사거리 800㎞ 가량 비행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