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황에 고민 커진 증권사…돌파구는

증시 불황에 고민 커진 증권사…돌파구는

기사승인 2022-03-09 06:15:02
여의도 증권가   사진=쿠키뉴스DB
코로나19 이후 유행처럼 번진 ‘동학개미운동’ 덕분에 지난해 최대 이익을 냈던 증권사가 올해부터는 부진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위기감에 놓여있다. 현재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당분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일 평균 거래대금이 코로나19 초기 시절로 회귀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전년동기 대비 저조할 수 있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불어난 '동학 개미' 덕에 작년 최대 실적을 달성한 증권업계가 올해 1분기는 증시 침체 속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 증권사 5곳(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1조5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2조251억원)보다 24.9% 감소한 수준이다.

이러한 배경은 최근 증시 위축으로 거래대금 감소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돼서다. 증권사 수익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이 큰 만큼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이 줄어들면 그만큼 이익도 감소하게 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2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동기대비 42.4% 감소한 18조7000억원이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과 대비 9.6% 감소했다. 일평균거래대금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급락한 2020년 3월(18조4900억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것은 투자심리가 그만큼 위축된 탓이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예고돼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충돌은 현재 진행형이다. 인플레이션 상황도 해소되지 않았다. 결국 금융시장의 다양한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SK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원유, 천연가스, 곡물 등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됐다”며 “이는 연준의 긴축 부담을 커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덩달아 오르게 됐다”며 “이는 외국인 수급에 비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에 다각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우선 마이데이터를 통한 고객 자산관리(WM) 사업 강화다. 마이데이터란 은행부터 카드사, 핀테크, 통신사까지 여러 기관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한 곳에 모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키움증권은 대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플랫폼인 ‘영웅문S’을 통해 마이데이터 기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구현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그룹의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인 ‘하나합’을 자사의 MTS ‘원큐프로’에서 제공한다.

일부 증권사들은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리 프리미어블루 본부 산하에 패밀리오피스지원부를 신설해 VIP고객의 자산관리 컨설팅 강화를 전담시켰다. 삼성증권도  초고액자산가 서비스 전담 본부인 ‘SNI전략본부’를 전략조직으로 변경하면서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했다.

IB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기자본 규모 1위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은 IB조직을 기존 2총괄 16부문에서 5총괄 19부문으로 개편했다. KB증권도 기존 IB1, 2총괄본부 체계를 ‘IB1, 2, 3총괄본부’로 확대했다.

다만 최근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자산시장 전반이 위축될 여지가 있다는 점은 증권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기는 IB 부문에서 주요 수익원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에 부정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 부문도 IPO(기업공개)나 PF 부문이 지난해 보다 나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증시 침체로 IPO시장은 위축된 상황이고, 부동산 시장도 현재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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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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