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져버린 시장, MZ세대 금융 불안 가중

불확실성 커져버린 시장, MZ세대 금융 불안 가중

기사승인 2022-04-02 09:32:11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최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산시장의 ‘유동성 파티’도 가 끝나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막대한 빚 잔치를 청산하기 위한 연착륙이다. 하지만 상환 능력이 취약한 MZ세대의 빚투(빚내 투자)는 자칫 자신사장을 흔들 수 있는 ‘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장단기금리차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청년층 취약차주의 신용리스크가 여타 연령층 보다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각 연령별로 취약차주의 비중을 보면, 청년층(2021년 말 기준, 6.6%)이 여타 연령층(5.8%)보다 높았다. 

청년층 취약차주 연체율도 여타 연령층과 달리 지난해 초부터 빠르게 상승했다. 2030세대 연체율은 2021년 말 기준 5.8%로 지난해 1분기(5.0%) 보다 0.8% 상승했다. 여타 연령층 취약차주 연체율은 같은 기간 6.2%에서 5.5%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부실의 위험이 어느 연령대 보다 높다. 
 
2030세대의 영끌(레버리지 투자) 비중도 부담 요인 가운데 하나다. 2020년 정부 규제 강화 이후 주택시장의 매수 주체가 5060세대에서 (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2030세대로 바뀌었다. 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LTI)에서 2030세대는 233.4%로 다른 연령층을 모두 추월했다.

부동산R114와 키움증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9세 이하 세대가 전체 주택 매수의 33.1%를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 매수가격은 7억원 수준으로 71%인 5억원 대출 가정 시 평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67%로 추정된다. DSR은 차주의 상환능력 대비 원리금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만약 DSR이 70이 넘으면 이자 내기도 어려운 위험 차주로 분류된다

주식이나 가상자산(가상화폐)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금융감독원 자료 발표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신규대출액(185조8654억원) 가운데 청년세대의 신규대출액 비중은 38조7453억원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가상자산 이용자 수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55%로 매우 높다”며 “현재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2030세대의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2030세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청년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중(LTI)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LTI는 전년 대비 23.9%p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40·50대에선 13.3%p, 6.0%p 상승에 그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되고 그간 대출을 크게 확대했던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취약차주의 신용위험 증대가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금융과 소득 측면에서 취약계층 중심의 선별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불확실성도 취약 차주에겐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는 등 경기 침체 시그널이 커진 상황이다. 이달 1일 뉴욕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차는 마이너스(-) 0.06으로 역전됐다.

자료=하나금융투자

장단기 금리차란 장기채권과 단기채권의 금리 격차를 의미한다. 보통 미국 국채 10년물을 장기채권으로 보고, 미국 국채 2년물을 단기채권으로 규정한다. 일반적으로 국채 10년물과 같은 장기채권이 이자율이 높다. 10년 이후 경제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향후 투자 수요가 감소할 수 있는 의미다. 

신한금융투자 박민영 채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은 채권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난 뒤 1~2년 이내 경기침체가 발생해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1960년부터 미국은 10번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있었다. 66년과 98년 사례를 제외하고 모든 사례에서 1~2년내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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