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자사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에서 대출이나 다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크리에이터에게 보상으로 지급할 수 있는 가상화폐와 토큰을 준비 중이다.
메타가 독자적인 가상화폐를 발행하려는 것은 기업의 미래먹거리자 주력사업으로 성장할 ‘메타버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다. 메타버스 영역을 통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것이 메타의 사업 목표다. 그동안 메타는 약 24억명의 실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독보적인 영역을 조성했으나 애플과 구글에 종속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메타는 가상화폐를 발행한다면 시장 영역은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판단하고 있다. 메타는 앞서 가상화폐 ‘리브라’를 통해 결제산업 진출을 모색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를 비롯한 7개국(G7)의 반대로 무산됐다. 애초 메타는 가상화폐 리브라를 통해 글로벌 단일 디지털 통화를 구축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세웠으나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차례로 리브라 도입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심지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의 독점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결국 화폐로서 리브라에 대한 거센 반발이 부딪치자 리브라 도입에 지지했던 페이팔과 이베이, 비자, 마스터카드 등도 리브라 연합을 탈퇴하고 만다.
다만 디지털 결제 수단 시스템으로서 가상화폐 역할은 아직 유효하다고 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 ‘글로벌 단일 디지털 통화를 꿈꾸는 페이스북 리브라의 전략 변화’에 따르면 가상화폐 리브라가 애초 계획한 세계통화 구축을 포기하고 페이스북과 왓츠앱을 활용한 간편결제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자지갑 노비(Novi) 또는 왓츠앱을 활용한 결제 기능을 고려할 때, 페이팔, 애플페이, 벤모, 구글페이,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과 같은 디지털 간편결제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경쟁할 것”이라며 “금융사들이 돈의 디지털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