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15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우측 페널티 아크에서 왼발로 감아 찬 공이 그대로 그물에 걸렸다. 기쁨을 만끽하던 손흥민은 카메라 앞으로 다가가 양손으로 손 키스를 한 뒤 얼굴 앞에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이후에야 자신의 시그니처인 ‘찰칵’ 세리머니를 펼쳤다.
꼬마 팬 라일리 키스(5)를 향한 세리머니였다.
라일리는 예정일보다 3개월 일찍 태어난 조산아다. 뇌성마비까지 겹쳐 평생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을 받은 뒤 열심히 재활에 임해 조금씩이나마 발을 뗄 수 있게 됐다.
라일리의 사연이 영국 전역에 소개되자 토트넘이 라일리를 격려하기 위한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다.
벤 데이비스와 조 로돈이 직접 라일리의 집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라일리는 이날 손흥민과의 영상통화에서 자신만의 골 세리머니를 보여 손흥민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이 때 라일리가 펼친 세리머니를 손흥민이 2일(한국시간) 그대로 따라한 것이다.
손흥민의 극진한 팬 사랑은 유명하다. 퇴근길 뿐만 아니라 훈련 도중에도 팬들과 지속적인 눈맞춤을 하고 사인을 하는 등, 높은 프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서는 손흥민과 손 인사를 나누는 영상으로 유명해진 소녀팬 딜라일라(4)와 직접 만나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시즌 19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과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인 선수 유럽 리그 최다골이라는 새 역사를 써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