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 '꿈의 무대' NBA에 입성할 수 있을까

이현중, '꿈의 무대' NBA에 입성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2-06-22 17:04:12
청소년 대표 시절 필리핀 상대로 슛을 시도하는 이현중.  국제농구연맹(FIBA) 홈페이지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도전을 선언한 한국 농구의 희망 이현중(데이비슨대)이 하승진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인 NBA리거’에 도전장을 내민다.

‘2022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가 오는 24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다. NBA 신인 드래프트는 보통 30개 구단이 2라운드까지 지명권을 행사해 총 60명이 NBA 입성하는데, 이번에는 마이애미 히트와 밀워키 벅스가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논의 과정에서 나온 탬퍼링(계약하에 있는 선수를 현 소속팀이 허락하거나 인지하지 않은 가운데 다른 팀이 영입하려는 시도) 논란으로 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당해 총 58명만이 NBA에 입성한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한국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이비슨 대학에서 3년 동안 뛴 이현중이 도전장을 던져서다. 한국농구 역사상 NBA 무대를 밟은 선수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져스 등에서 잠시 활약했던 하승진(은퇴)이 유일하다. 하승진이 221cm라는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빅맨으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NBA에 진출했다면, 이현중은 슈터로 NBA 진출에 도전한다.

가능성 보여준 대학 생활 3년

삼일상고에서 올라운더 포워드로 재능을 발휘하던 그는 고등학생 3학년이 되기 전인 2018년을 앞두고 돌연 호주로 농구 유학을 떠났다. 약 1년 6개월간 미국프로농구(NBA) 아카데미에서 기량을 쌓던 이현중은 NCAA 남자농구 디비전1 소속의 데이비슨 대학교에 입학했다. 데이비슨 대학은 현 NBA 최고의 스타인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모교이다.

이현중은 1학년 때부터 식스맨으로 활약하며 평균 8.4점 3.1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데이비드슨 대학 소속 컨퍼런스인 애틀랜틱-10 콘퍼런스에서는 신인 베스트 5에 뽑혔다.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그의 지난 시즌 최종 성적은 22경기에서 평균 29.9분을 뛰며 13.5점 4.0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율 50.8%, 3점 성공률 44.2%, 자유투 성공률 90.0%를 기록하며 NCAA 11번째로 ‘180 클럽(야투 성공률 50%, 3점슛 성공률 40%, 자유투 성공률 90% 이상 기록)’에 입성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이다. 총 34경기에 출전해 평균 15.8득점 6리바운드 1.9어시스트 3점 슛 성공률 38.1%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A-10 컨퍼런스 퍼스트팀에 뽑히기도 했다. ‘3월의 광란’이라 불리는 NCAA 남자 농구 토너먼트 무대에도 진출해 미시간 주립대와 1회전에서 11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올렸다.

NBA 도전을 선언한 이현중.   이현중 인스타그램

대학 생활 마치고, NBA에 도전장 내민 이현중

그는 지난 4월말 자신의 SNS를 통해 “농구선수로서의 장기적인 미래와 다음 단계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본 결과, 저는 이 시점에서 프로로 전향하여 이번 6월에 NBA 드래프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NBA 스타 루카 돈치치(댈러스 매버릭스)를 담당하는 현지 유력 에이전시 ‘빌 더피 어소시에이츠(BDA)’와 계약하며 NBA 입문을 위한 본격적 행보를 시작했다. 이후 NBA 하부리그인 G리그 캠프와 각 구단과 워크아웃을 진행하며 NBA 각 팀 관계자 앞에서 기량을 선보여왔다.

선수들을 초대해 신체 능력을 점검하는 드래프트 컴바인 행사에는 초대받지 못했지만, G리그 캠프와 NBA 구단들과 5월 중순에는 G리그 엘리트 캠프와 프로데이에 참가했다. 이어 구단들이 직접 선수의 신체능력과 인성을 평가하는 워크아웃에도 꾸준히 초청을 받았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LA 레이커스, 브루클린 네츠 등을 포함해 10개가 넘는 구단들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데이비슨 대학의 이현중.   데이비슨 대학교 농구부 인스타그램

이현중의 장·단점은?

이현중은 미국 현지에서 장·단점이 명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대 장점은 슈팅이다. 201㎝의 신장에 205㎝의 윙스펜 능력을 갖춘 그는 슈팅 타점이 상당히 높은 데다, 슈팅 속도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슈팅에만 의존하지 않고 보조 볼핸들러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래틱 소속 칼럼니스트 존 홀린저 기자는 이현중을 두고 “이동하면서 슛을 던질 수 있는 큰 신장의 슈터다. 그간 엄청난 횟수로 3점을 던져 39.7%의 성공률을 기록했고, 자유투 성공률도 82.3%에 달한다. 큰 신장을 고려하면 이현중이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도 뛰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해외 선수들에 비하면 피지컬이 왜소하며, 발이 느리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점프력, 민첩성 등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평가가 떨어지는 요소다. 홀린저 기자는 “가로 방향으로 움직일 때 민첩성이 의심스럽다. 상대 팀의 주요 타겟이 될 것”이라고 이현중의 수비 능력을 낮게 평가했다.

같은 매체의 드래프트 전문 기자 샘 베시니 기자도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다면 이현중의 지명을 고려할만하다. 이 신장에 이렇게 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면서 “수비가 매우 걱정된다. 상당히 떨어지는 힘과 운동능력을 보면 당장 리그에서 통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슈팅을 시도하는 이현중(오른쪽).   데이비슨 대학 홈페이지

이현중의 NBA 진출 가능성은?

미국 현지 매체는 이현중이 드래프트 2라운드 후반에 지명되거나, 지명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이 발표한 모의 드래프트 순위에서 이현중은 22일 기준 전체 89위에 위치했다.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도 모의 드래프트에서 이현중의 이름을 전체 90위에 올렸으며, CBS 스포츠 역시 22일에 발표한 드래프트 신청 선수 랭킹에 이현중을 72위로 매겼다. 

외신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뒤따르고 있지만, 이제껏 NBA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예상치도 못한 지명이 속출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특히 최근 NBA 트렌드에서 슈터의 가치가 높아진 만큼, 이현중도 충분히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일부 외신들은 이현중을 지명해야할 구단으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등을 거론했다.

이현중이 NBA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않을 경우에도 NBA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NBA 하부리그인 G리그 구단과 투-웨이 계약(15인 정규 로스터 외에 추가로 2명의 선수와 계약할 수 있는 제도)을 맺어 NBA 입성을 노릴 수 있다.

투-웨이 계약은 G리그 선수가 45일간 NBA 로스터에 등록될 수 있는데, 해당 선수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경우, NBA 구단의 공식 제안을 받을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과거 원주 DB에서 활약한 디온테 버튼이다. 버튼은 2018~2019시즌에 오클라호마시티와 투-웨이 계약을 맺은 뒤 수비에서 눈도장을 찍어 2년 정식 계약을 끌어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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