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후 은퇴한 천기범, 5개월 만에 번복 후 일본리그행

음주운전 후 은퇴한 천기범, 5개월 만에 번복 후 일본리그행

지난 1월 음주 운전 사고 후 은퇴 선언한 천기범
약 5개월만에 일본 2부리그로 이적, SNS에는 반성문 올려

기사승인 2022-06-28 17:36:31
서울 삼성에서 뛴 천기범.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음주운전 파문을 일으켜 은퇴했던 천기범(28)이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일본 프로농구 2부리그(B2리그) 후쿠시마 파이어본즈는 27일 천기범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천기범은 부산 중앙고와 연세대를 거쳐 2016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총 196경기를 뛰며 평균 4.1점 1.8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2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천기범은 지난 1월 인천 중구 운서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 당시 행인이 아파트 계단에 천기범이 운전한 승용차가 걸쳐 있는 것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천기범은 당시 출동한 경찰에게 동승자가 운전했다고 진술했지만, 조사 결과 허위임이 밝혀졌고 천기범이 운전대를 잡은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천기범은 한국프로농구연맹(KBL)으로부터 54경기 출전정지, 제재금 1000만원, 사회봉사 활동 120시간의 징계를 받았고, 삼성 구단도 천기범에게 54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사회봉사 240시간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약 2시즌을 소화할 수 없게 된 천기범은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삼성은 최하위로 쳐졌는데 이 사건의 여파로 이상민 감독도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천기범은 은퇴 후 약 5개월 만에 결정을 번복하고 다시 농구공을 잡았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부끄러운 잘못에 대해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라 은퇴 후 그저 조용히 자숙하며 지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 근황을 기사로 접하시는 분들께서는 제가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았다고 느끼실 수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반성문을 올렸다.

이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기 위해 글을 쓴다. 저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질렀다. 여기에 대해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평생 잊지 않고 후회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라면서 “제 전부였던 삼성 구단과 KBL에 너무 큰 오명을 남기게 돼 괴롭고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천기범은 “제 잘못을 같이 떠안아 주신 이상민 감독님께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죄송한 마음이다. 제 농구 인생을 이끌어 주신 큰 선배님이셨다”면서 “평생 빚진 마음으로 살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속죄했다.

끝으로 그는 “타지에서 혼자라도 농구만은 계속하고 싶다는 게 유일한 바람”이라면서 “죄책감과 후회, 부끄러움으로 마음이 무겁고 두렵기도 하지만 다른 길이 보이지 않아 선택하게 됐다. 잘못의 무게를 잊지 않고 성실히 살아가겠다”고 일본행을 결정한 계기도 언급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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