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는 ‘김하성 홀릭’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홀릭’

기사승인 2022-08-23 10:38:02
송구하는 김하성.   AP 연합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맹활약에 감탄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김하성은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34타점 8홈런으로 혹독한 데뷔 시즌을 치렀다. KBO리그 보다 훨씬 빠른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좀처럼 배트를 휘두르지 못하면서 애를 먹었다.

올해는 달라진 모습이다. 김하성은 23일 기준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2(381타수 96안타) 44타점 8홈런을 때려내며 이미 지난 시즌 기록을 뛰어넘었다. 애를 먹던 빠른 공에도 점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안타를 생산해 내고 있다. 특히 하반기 들어 좋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7~8월 성적은 43경기에 나서 타율 0.297(141타수 42안타) 19타점 2홈런을 기록했다.

김하성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난다. 수비 능력을 나타내는 평균 대비 아웃(Outs Above Average)이 7로 내셔널리그 주전 유격수 11명 가운데 공동 5위, 실점 억제 수비(Defensive Runs Saved) 역시 7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수비율은 0.985로 내셔널리그 전체 2위에 올라있으며, 실책은 5개로 유격수 중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 중이다. 

지난 22일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6회초 상대 알렉스 콜의 높이 뜬 파울을 3루 파울 지역으로 달려가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아냈다. 당시 3루수였던 매니 마차도와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는 공이 관중석으로 넘어갈거라 예상해 추적을 멈췄지만, 김하성은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공을 몸을 사리지 않고 잡아냈다.

담장에 강하게 부딪힌 김하성은 약간 고통을 호소했지만, 금방 일어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샌디에이고 선발 션 마네아도 그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고마움을 표했고, 관중들은 그에게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미국 현지 중계진은 “펫코파크(샌디에이고 홈경기장) 모두가 김하성에게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김하성의 수비를 두고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그물로는 김하성의 캐치를 막을 수 없었다. 김하성이 콜의 파울 플라이를 잡아내기 위해 몸을 날릴 때 데릭 지터를 떠올리게 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유격수 지터에 견줄 만큼 훌륭한 수비를 선보였단 의미다. 
 
김하성의 최근 활약상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지난 시즌 4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던 그는 지난해 12월 경미한 오토바이 사고로 왼쪽 손목을 다쳐 오랜 기간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8월에 복귀하려던 그는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80경기 출장 정지를 받아 올 시즌 출전이 무산됐다.

MLB닷컴은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부상과 약물 파동으로 빠진 가운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유격수 자리를 물음표에서 안전한 포지션으로 탈바꿈시켰다”라며 “김하성은 이제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가 아니다. 대단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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