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이대호, 미국에는 푸홀스

한국에는 이대호, 미국에는 푸홀스

은퇴 예고한 이대호와 푸홀스, 마지막 시즌에 활약 이어가
“은퇴하지 말라”는 팬들의 염원 이어져

기사승인 2022-09-05 11:10:08
만루홈런을 때리고 기뻐하는 이대호.   롯데 자이언츠

은퇴를 앞두고 연일 맹타를 휘두르는 ‘불혹의 타자’들이 있다.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40)와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알버트 푸홀스(42)의 이야기다.

어느덧 40대에 접어들면서 점점 기록이 떨어지던 이대호와 푸홀스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즌이 끝나면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각 리그를 대표하던 ‘레전드’들이 그라운드를 떠난다고 하자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두 선수는 2001년 리그에 데뷔해 각 리그를 지배한 거포로 이름을 날렸다.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올 시즌 팬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며 최근 2~3시즌 다소 부진했는데, 올해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활약을 펼치면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대호는 KBO리그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9(453타수 149안타) 81타점 18홈런을 때려냈다. 타율은 삼성 라이온즈의 호세 피렐라(0.347),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0.343)에 이어 리그 전체 3위에 달한다. 홈런(8위)과 타점(7위)도 리그 열 손가락 안에 든다. 타율, 안타, 타점 홈런, 출루율(0.378), 장타율(0.499) 등 대다수의 타격 지표가 팀에서 가장 높다.

지난달 28일 SSG 랜더스 은퇴 투어에서 절친 추신수의 영상편지를 바라보는 이대호.   연합뉴스

KBO는 이대호에게 이승엽 SBS 해설위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은퇴 투어 주자로 선정했다. KBO 올스타전을 시작으로 구단별 은퇴 투어도 반환점을 돌았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18일 수원 KT위즈파크,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22일 잠실구장(LG 트윈스전)에서 네 차례 더 은퇴 투어 행사를 남겨두고 있다. 이후에는 부산 사직구장 최종전에서 은퇴식을 치른다.

야구팬들은 이대호가 조금이라도 야구를 더 하길 바라고 있다. 소속팀 롯데가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이대호가 자신의 첫 KBO 우승을 달성하길 바라는 이도 적잖다. 이대호는 아직까지 KBO리그에서 우승 경력이 없는데, 5일 기준 롯데는 5위 KIA에 5경기 차 뒤진 6위에 랭크됐다. 현재 20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이대호와 롯데가 드라마를 쓰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홈런을 때려내는 알버트 푸홀스.   로이터 연합

MLB의 푸홀스는 3차례의 리그 MVP, 신인왕, 11번의 올스타전 출전, 2번의 우승, 6번의 실버 슬러거, 2번의 골든 글러브 등 상이란 상은 다 쓸어본 ‘리빙 레전드’다. 은퇴를 하면 그 어렵다는 MLB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선수다.

푸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세인트루이스와 1년 200만달러(약 27억3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2012시즌을 앞두고 10년 2억 5400만달러(약 3468억 3700만 원)에 LA 에인절스로 이적한 그는 데뷔팀인 세인트루이스에 10년 만에 돌아와 마지막을 장식하겠다고 선언했다.

푸홀스는 올 시즌 8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8(231타수 62안타) 41타점 16홈런으로 세인트루이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오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올 시즌 대타로 시즌을 소화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83경기 중 59경기에 선발 출전할 정도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푸홀스가 700홈런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700홈런을 돌파한 타자는 배리 본즈(762개), 행크 에런(755개), 베이브 루스(714개) 세 명뿐이다. 

푸홀스에게 감사 인사를 보내는 세인트루이스의 팬.   AP 연합

지난 시즌까지 679개의 홈런을 때려낸 그는 올 시즌에 무려 1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대기록까지 5개의 홈런만 남겨뒀다. 지난 8월에는 23경기에서 타율 0.361와 17타점 8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224 등의 기록을 남기며 ‘내셔널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미국 팬들은 푸홀스에게 “700홈런을 때려낼 때까지 은퇴를 보류해달라”고 애원하고 있지만, 그는 단호하다. 최근 MLB 공식 인터뷰에서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계획대로 하겠다. 내가 얼마나 큰 행운을 누렸는지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내 커리어는 ‘700홈런’ 기록 없이도 충분히 놀랍고, 대단했다고 자부한다”고 언급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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