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정신병원에 3600여명의 ‘유령보호사’가 일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흔히 ‘보호사’로 불리는 정신의료기관 정신질환치료보조원이 지난해 기준 3590명으로 3년 사이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20한국직업사전은 정신질환치료보조원을 정신의료기관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정신질환자 신체활동 지원, 약물 복용 보조, 생활 전반 조사, 이상행동 및 자해 행동 방지 등을 수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급증하는 정신질환치료보조원에 대한 근거가 관계 법령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환자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돌보지만, 직무·자격·수련 및 보수교육에 대한 규정도 없다. 문제가 발생해도 적절한 처분이 어려운 실정이다.
아울러 정신질환치료보조원은 타 의료기관 종사자와 달리, 별도의 자격이 없다. 자격정지, 면허 박탈로 부적격자의 취업을 원천봉쇄하기 어렵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활동 중인 정신질환치료보조원의 자격 현황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에 따르면 유관 자격 보유가 확인되는 사례는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소지한 753명(20%)뿐이며, 이마저도 작년부터 집계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2800백여명에 대해서는 의료·복지 분야 자격 보유 여부를 파악하지 않은 것이다.
최 의원은 “정신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직무 범위, 자격, 보수교육 등의 사항이 법령에 없어 환자와 정신질환치료보조원 모두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와 보호사 모두의 안전을 위해 복지부는 3600여명의 종사자를 유령 취급할 것이 아니라, 시급히 관련 사항을 파악하고 관리 근거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