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테일러 심판의 손에서 레드카드가 나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가나 축구대표팀과 맞대결에서 2대 3으로 패배했다.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0대 0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가나를 상대로 승리 의지를 다졌지만, 모하메드 쿠두스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축구팬들은 다소 떨떠름한 기색을 보였다. 한국과 가나의 배정된 주심이 앤서니 테일러였기 때문.
테일러 심판은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잘 알려졌다.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토트넘과 첼시전에서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엉켜 넘어지던 중 발을 들어올렸는데, 테일러 주심은 곧바로 손흥민이 불필요한 행동을 했다며 퇴장을 명령했다.
손흥민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판정은 영국 내에서도 논란이 되기도 했다.
퇴장을 잘 주기도 알려진 테일러 심판이다. 올 시즌 EPL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든 횟수만 5번으로, 전체 EPL 심판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테일러 심판의 판정은 한국에겐 다소 억울하게 흘러갔다.
첫 실점부터 불운이 따랐다. 전반 24분 가나의 프리킥 뒤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모하메드 살리수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공중볼을 경합하던 안드레 아이유(알 사드)의 손에 공이 맞았다. 그러나 앤서니 테일러 심판은 비디오 판독(VAR) 이후에도 핸드볼 반칙이 아니라 골을 인정했다. 의도적인 핸드볼이 아닌 우발적 상황이었다는 판단으로 한국으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더 석연찮은 판정은 경기 막판 나왔다. 2대 3으로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10분도 지난 가운데 한국은 코너킥 찬스를 얻었다. 사실상 마지막 공격 기회였다.
그런데 테일러 심판은 한국이 코너킥을 차기 전 경기를 끝내는 휘슬을 불었다. 이에 한국 선수들은 우르르 몰려가 주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벤투 감독 역시 벤치에서 뛰어가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는데, 퇴장 판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과 3차전에는 아예 벤치를 지킬 수 없게 됐다. 이날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국은 종료 직전까지 코너킥을 얻어냈다. 테일러 주심은 휘슬로 한국의 희망을 뺐었다”라고 비판했다. 야후스포츠는 “분노한 벤투 감독이 테일러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제 벤투 감독은 자신의 조국인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 나올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