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를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으로 이끌었음에도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재계약 기간을 두고 벤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KFA)의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 16강전을 1대 4로 패배했다. 이 패배로 한국은 12년 만에 오른 16강 무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전반전에 브라질의 강한 압박에 흔들린 벤투호다. 전반 15분도 되지 않아 2골을 내줬다. 한국도 반격을 해봤지만 골키퍼 알리송(리버풀)의 선방에 기회를 놓쳤다.
비록 대회에서 탈락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벤투 감독의 리더십에는 모두가 감탄했다. 대회에 들어서기 전 행보가 좋지 않아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표했지만, 월드컵 무대에서는 대표팀을 가지고 보여주려 했던 축구를 원없이 실행했다.
다만 한국과 벤투 감독의 동행은 더 없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지난 2018년 8월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4년 6개월간 팀을 이끌었다. 벤투 감독은 부임 직후 참가한 AFC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8강에 올려놓았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도 A조 2위로 통과했으며,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라는 뚜렷한 성과를 냈다.
벤투 감독은 한국에서 총 57경기를 지휘했고 35승 13무 8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또 한국 축구 역사상 최장기간 및 최다승을 올린 사령탑으로 남게 됐다.
KFA도 벤투 감독과 재계약을 시도해봤지만, 계약 기간 차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벤투 감독은 4년 뒤인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기간을 보장해주길 원했다. 다만 KFA는 카타르 월드컵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만 재계약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추후 성적에 따라 벤투 감독의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결국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벤투 감독도 연임에 대한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 경기가 끝나고 “이미 9월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이다. 오늘 대한축구협회(KFA) 회장과도 면담했고 선수단에도 전달했다”면서 “조금 쉬면서 재충전을 하고 향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