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투혼을 발휘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4시4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중동 클럽 소속인 김승규(알 샤밥), 정우영(알 사드)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귀국하지 않고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대 0으로 비긴 한국은 가나와 2차전에서 2대 3으로 패배했지만,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인 2대 1 승리로 16강 무대에 올랐다.
16강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1대 4로 패배하며 여정을 마쳤지만, 강팀들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화두가 된 문장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었다.
이 문장은 지난 10월 열린 '2022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스테이지에서 비롯됐다. 롤드컵은 LoL e스포츠 최대 규모의 국제대회다.
당시 DRX 소속이었던 김혁규(현 담원 기아)가 로그와 조별리그 경기 패배 후 “지긴 했지만, 저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발언을 남겼다. 이를 단독 인터뷰한 본지의 문대찬 기자가 영상 인터뷰에 '로그전 패배 괜찮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영상 제목을 달았다.
DRX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최하위 시드로 롤드컵에 진출했는데, 강팀들을 하나씩 차례로 꺾더니 결국 우승컵을 차지했다. 유독 롤드컵과 연이 없던 김혁규는 7번의 도전 끝에 커리어 첫 롤드컵 우승을 들어올리며 많은 LoL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로 인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문구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
이 문구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국가 대표팀이 선전하면서 사회적인 열풍으로 확산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황희찬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 1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는데, 당시 관중석에서 건네 받은 태극기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한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내 16강을 이뤄내자, 해당 문구는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조규성은 이날 귀국 기자회견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에 대해 “지고 있을 때나 이기고 있을 때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 문구를 보고 한 발 더 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라이징 스타로 도약한 조규성(전북 현대)은 당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적힌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도 “나한테는 너무 멋진 말이고,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줬다”라며 “제가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했지만, 사실 포르투갈을 앞두고 우리에게 과연 몇 %의 가능성이 있었을까란 생각을 했다”면서 “하지만 선수들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투혼을 발휘해서 그런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 국민한테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이 계속 유지돼서 축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살아가는 데 꺾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종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