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서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들…자식들이 날 때부터 국가에 징병됐나요?"라며 "언제부터 자유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버이 수령님'이 됐나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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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교수는 "곧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이 공동으로 유가족들 옆에서 폭식(暴食) 투쟁이라도 할 태세. 우째 책임지겠다는 놈이 한놈도 없냐"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유가족들은 만날 시간조차 없어도 윤핵관들은 부인까지 저녁밥 챙겨줄 정성은 있고"라며 "근데 그 밥이 목으로 넘어가든? 참 식욕들도 대단하셔"라고 비판했다. (출전 프레시안)
□ 사나운(暴) 밥(食), 즉 지나치게 음식을 먹는 행위(폭식)
우리말에는 음식을 먹으면서 상대로 하여금 위협을 느끼게 하는 '폭식' 개념이 없었다. 기껏해야 '지나치게 먹는다'는 과식(過食) 정도의 표현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폭식'이라는 낱말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일본식 한자가 전래되어 정착한 경우인 듯 하다.
이 '폭식'이라는 낱말이 '위협적으로' 등장한 건 2014년 여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단식 투쟁을 비난하던 이른바 '일베(일베저장소')들이 피자, 햄버거, 치킨 등 먹거리를 유가족들 앞에서 조롱하듯 음식을 먹으면서 '폭식 투쟁' '폭식 농성'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정치적 놀음에 고통 받는 광화문광장을 돌려받자'란 구호를 내걸었지만 여론의 반응은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친다"며 싸늘했다.
최근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이태원 참사'에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이태원 참사 유가족 비판에 정부⋅여당을 '폭식 투쟁'이란 말을 거론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폭식'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시위' 의미까지 담고 있는 낱말이 되고 말았다. 정치 용어인 셈이다.
暴 사나울 폭
食 밥 식
전정희 편집위원 laka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