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의 라스트 댄스는 계속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컵’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2차전에서 2대 0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펼쳐진 1차전을 0대 0으로 비겼던 베트남은 2차전에서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완승을 거뒀다. 합계 2대 0으로 승리한 베트남은 정상에 섰던 2018년 이후 5년 만에 결승에 올라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10월 계약 연장을 거절한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대표팀과 계약이 만료된다. 5년 동행을 마무리하는 박 감독은 라스트 댄스를 꿈꾼다.
신태용 감독과 함께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도전한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에게 또 발목이 잡히며 결승전 진출에 실패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감독직 부임 후 박 감독과 5번의 맞대결에서 2무 3패로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에 나선 베트남은 시작 3분 만에 터진 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응우옌 티엔 린이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침착하게 컨트롤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리드를 잡은 베트남은 공 점유율을 높이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인도네시아 수비수들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파울이 속출, 경기가 거칠어졌다.
인도네시아의 터프한 대응에 고전하던 베트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추가 득점을 올려 2골 차로 달아났다. 선제골을 넣은 응우옌 티엔 린이 코너킥 상황에서 높이 뛰어 올라 헤딩 슈팅, 다시 인도네시아 골망을 흔들었다.
2골 차 리드에도 베트남의 공세는 계속됐다. 베트남은 인도네시아 수비 뒤 공간을 공략하는 긴 패스로 꾸준하게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골이 필요한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의 역습을 신경 쓰느라 마음껏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베트남은 경기 막판까지 공격을 이어가면서도 수비에서 집중력을 발휘, 실점 없이 2골 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가 끝나고 박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은 다른 동남아시아 팀들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 우승을 위해 베트남의 정신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우승으로 베트남 축구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베트남은 말레이시아와 태국 경기 승자와 오는 13일 홈에서 결승 1차전을, 16일 원정에서 결승 2차전을 치른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